전남 순천시 효천고 2학년 김상준(17) 군이 간경화로 투병 중인 어머니에 자신의 간 70%를 제공해 살려낸 사실이 알려져 사회분위기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31일 CBS가 최근 보도한 뉴스에 따르면 상준 군의 어머니 정유미(45) 씨는 오랫동안 B형 간염을 앓아 오다 4년 전 간경화 판정을 받았다.
정 씨가 '위 정맥류'로 쓰러진 것은 지난해 10월.
3주 동안 입원해 있던 전남대병원에서 김 군이 들은 완치방법은 간 이식 뿐이었다.
더욱이 교사이자 남편인 김경수(49) 씨의 간은 이식이 불가능했고, 대학생 딸 김아영 양(19)이 자기 간을 주기로 하고 서울 아산병원에서 이식 적성 검사를 받았지만, 간 크기가 너무 작아 이식할 수 없다는 결과만 나와 가족들은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때 상준 군(16)이 자신의 간을 이식하겠다고 선뜻 나선 것.
아버지 김경수 씨는 "희망을 걸었던 딸의 간 부피가 작다고 하니까 진짜 난감했다. 아들은 고등학생이라 자율학습 때문에 당시 이런 집안 사정을 잘 모르는데다 주말에 아버지와 누나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그럼 내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김경수 씨는 그 당시가 작년 12월 말이라고 회상했다.
이식 적정 최소 연령 만 16살을 갓 넘긴 상준 군의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이식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아들의 간을 이식받아야 한다는 것이 어머니 정유미 씨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녀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나이도 어린데다 수술하고 난 뒤 후유증도 있고 해서... 지금도 복받쳐서 말이 안 나온다"고 울먹였다.
상준 군은 지난 1월 26일 12시간의 긴 수술 끝에 간의 70%를 잘라 어머니에게 이식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상준 군은 심한 후유증과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다. 175센티미터 키에 60㎏이 나갔던 체격은 수술 직후 48킬로그램까지 줄었다.
쾌활했던 아들이 말이 없어진 모습을 본 아버지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김경수 씨는 "수술 뒤 아들이 '아빠 하나도 안 아프다면서?'라고 말하자 한없이 울었다"고 말했다.
수술 뒤 후유증이 생각보다 컸지만 어머니를 살렸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며 대견한 모습을 보인 상준 군은 "당시 주위 사람들이 간을 주는 사람은 별로 안 아프다고 해서 그냥 했는데 하고 나니까 너무 아팠다. 어차피 제 간은 또 자라니까 괜찮지만 엄마가 계속 약을 먹고 있으니까 그것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17일간 입원했던 상준 군은 현재 건강이 많이 회복돼 학교생활을 무난히 하고 있다.
18시간의 대수술을 받은 어머니 정유미 씨는 현재 서울 친척 집에 병간호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아버지가 딸을 살해하고 자식들이 부모를 내팽개치는 사건들이 잦은 요즘, 상준 군의 용기는 가족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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