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회장 "분만수가, 2월초 개선대책 발표 후 정부 현재 무반응"
저출산 지속에 분만 시 불가항력 의료사고 우려 '산과 의사' 기피 '분만병원 붕괴' 여전
분만병원 '2003년 1,371곳→2021년 487곳' ↓ 무려 64.5% 사라졌다
[보건타임즈] "계속되는 저출산 추세 속에 무과실 불가항력 분만사고 발생 시 가혹한 형사 처벌과 함께 뇌성마비 신생아의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을 배상하라는 등 현실적으로 무리하게 손해배상금을 물도록 부과하는 판결이 쏟아져 나와 이를 바로 잡아줘야 할 정부의 대책마련이 다급해졌다"
"그나마 산부인과의사들이 기원해왔던 불가항력적 무과실 분만 사고 발생 시 떠 안았던 책임을 정부가 대신 보상하도록 의료분쟁조정법이 개정됐지만, 문제는 보상액수협상 과정에서 합의가 안 돼 소송에 휘말려 재판에서 환자나 가족이 요구하는 무리한 손해배상금을 보상하도록 판결이 나왔을 때 이미 3,000만원으로 정해진 제한된 액수이외 나머지 모두를 물어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사진)은 15일 제50차 추계학술대회 중 기자간담회(사진 아래)에서 "무과실 분만 사고 시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에 의거 정부가 산모에게 보상하고 있지만, 보상차원에서 들어가는 막대한 개호비용(간호·간병비용)을 감안하면 3,000만원이라는 금액은 턱 없이 부족하다"면서 "현실에 맞게 국가가 정한 보상금을 인상할 것과 유과실 판결 금액이라도 임산부의 분만을 도와주려다 발생한 의료사고인 만큼 공공의료의 영역으로 봐 판결 금액의 80%를 국가가 책임지거나 분만 수가를 현실화하는 등 획기적인 저 출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오래 전부터 계속된 저출산 추세 속에 최근 무과실 분만 사고를 다룬 법원 재판부가 뇌성마비 신생아의 분만을 담당한 의사에게 12억 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한다든가 분만 수가 제자리 등 잇따라 안 좋은 소식이 쏟아져 나오면서 산부인과를 지망하려는 전공의와 소아청소년과 전공자의 지원을 포기하도록 부추기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지난 4월 1만8,484명, 5월 1만8,988명, 6월 1만615명, 7월 1만9,102명으로 4개월 연속 2만명을 밑돌고 있다.
7월 출산율은 지난해 4분기(0.7명)와 같은 수치며 2009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떨어질 수준이다.
이와 맞물려 분만병원은 크게 줄어든 감소추세다.
분만병원은 지난 2003년 1,371곳에서 2021년 487곳으로 급감, 무려 64.5%가 사라졌다.
올 7월까지 산부인과 의원 82%에서 분만청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상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최재형 의원은 "의료분쟁조정법에 의거 명시된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금 현행 3000만원은 최근 법원의 판결금액보다 너무 적어 상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료계에선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산부인과의 존립도 위태롭다고 전한다.
고질적인 분만저수가에 위험 부담은 상대적으로 너무 커 회피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전국 산부인과의 82%는 분만 수가를 청구하지 않았다.
병원은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면 심평원에 분만 수가를 청구하게 되는 데 아예 없다는 건 출산이 없었다는 뜻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렇듯 분만 사고와 분만저수가에 파격적인 정부의 대책과 없다면 산부인과 의사들의 분만 기피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지난 2월초에 분만 수가를 개선하기로 발표한 이후 현재 10월이 넘어가도 구체적인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서둘러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많은 전문가는 출생아 수가 매년 4%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2025년 217,433명 태어나며 5년 뒤 2030년엔 출생아 수가 약 177,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분만 병원당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져 정부의 분만 수가 인상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예상돼 정부의 300% 인상안으로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볼수 없는 상황이다.
최소한 분만비가 400% 인상, 200만원 이상은 돼야 최소 분만 월 10건 만으로 분만실을 유지 할 수 있다.
모자보건학회지 제27권 제2호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올해 병원급 질식 분만의 보험 기준 수가는 115,880원으로 2022년도 583,790원 대비 5.03배가 증가했다. (사진 학회)
의원급 질식 분만의 보험 기준 수가는 115,880원에서 671,660원으로 5.79배 늘었다.
보험 기준 수가에 분만 병원 종별 가산을 추가하면 실제 건보공단이 분만 병원에 부여한 분만 보험 급여비를 산출할 수 있다.
이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분만 진료비는 758,927원, 의원급은 772,409원으로 가장 높다.
분만실은 임산부의 응급실 역할을 하는 곳으로 분만과 상관없이 24시간 운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현장을 지키는 의료인력은 최소 산부인과 전문의 2명, 간호사 7명과 지원인력 1명이 있어야 한다.
산부인과의사회가 책정한 이들의 최소 1인당 인건비는 연간 산부인과 전문의 2.4억원, 간호사 0.5억원, 지원인력 0.36억원으로 계산해야 한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총 4.8억원, 간호사는 총 3.5억원으로 연 8.6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분만 병원이 연간 8.66억원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상된 분만 수가 기준으로 따져 특별시와 광역시의 경우 연간 분만이 700건이 이뤄져야 한다.
비광역시의 분만은 500건이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분만 건수추세로 봐선 이들 수치는 거의 불가능해 분만실만이라도 유지하려면 신설 수가가 필요하다는 게 산부인과 의사회의 설명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에 체계적인 분만 인프라 지원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올해 안에 가시적인 정부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분만 현장의 의사들과 함께 전국적인 산부인과의 분만실 폐쇄를 포함한 중대한 결정을 논의할 것임"을 경고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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