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현 교수 "유병환자, 추위와 큰 일교차에 취약 겨울~초봄 관리 필요"
뇌혈관치료팀, 전문의 협진으로 시기적절한 '맞춤형 치료'
[보건타임즈] '뇌동맥류'는 머릿속 동맥혈관의 일부가 풍선 또는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터져 파열하면 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대표뇌혈관질환이다.(사진 뇌동맥류 환자 이미지)
이 질환은 추위와 큰 일교차로 혈압 관리가 필요한 겨울부터 초봄까지 발병할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사평가원에 발표에 따르면 2010년 2만 5,713명이던 환자 수가 2016년엔 7만 828명으로 2.7배나 급증했다.
뇌동맥류 '뇌 속의 시한폭탄'
환자 별 '적절한 치료법과 시기' 따져야 한다
뇌동맥류란 머릿속 동맥혈관의 일부가 풍선 또는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의 질환을 말한다.
고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권택현 교수는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동맥혈관 벽이 얇아져 빠르게 흐르는 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 '파열 뇌동맥류'로 출혈이 생겨 빠른 시간 내의 응급치료가 필요하다"면서 "다행스럽게 요즘은 활발한 건강검진으로 터지기 전 '비파열 뇌동맥류'에서 발견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를 발견하게 되면 의료진이 해야 할 치료는 혈류를 차단하기 위해 '클립 결찰술'과 '코일색전술' 2가지 중 하나를 선택, 실시한다.
'클립 결찰술'은 문제가 드러난 부위 부근의 머리를 절개, 볼록해진 혈관을 클립으로 집어 묶는 수술이다.
'코일색전술'은 뇌동맥류에 1㎜이하 얇은 코일을 채워 구멍을 막는 시술이다.
권 교수는 "환자들은 머릿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병이 생겼다고 해 잔뜩 겁에 질려 당장 치료받고 싶어 하지만, 비파열 뇌동맥류를 발견했다고 모두 치료가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며 "상태가 심각할 땐 서둘러 시술이나 수술 전에 필요한 정확한 위치, 적절한 치료법 등을 협의한 뒤 곧바로 치료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고대 구로병원 뇌혈관치료팀은 신경외과 뇌혈관 전문의, 영상의학과 뇌혈관중재치료 전문의, 신경과 뇌졸중 전문의, 재활의학과 전문의들로 꾸려, 매주 회의를 통해 환자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이들 의료진은 뇌동맥류의 위치, 크기, 모양 등을 함께 논의해 좀 더 경과를 관찰할지, 치료가 필요하다면 수술과 뇌혈관중재시술 중 무엇이 적합할지 등을 정해 환자가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뇌동맥류 클립으로 집어 묶는 '클립결찰술'
미세 코일로 뇌동맥류 채우는 '코일색전술'
수술과 시술은 서로가 나름대로 확실한 장단점이 있다.(사진 이미지)
뇌를 열어야하는 부담감에 대다수 환자가 회복이 빠른 시술을 선호하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진 점을 감안, 젊은 환자들은 특히 내구성이 좋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엔 미니개두술로 눈썹 또는 관자놀이에 절개한 3㎝이하의 구멍을 통해 수술이 가능해져 과거 뇌동맥류 수술보다 수술시간은 절반, 입원기간은 줄일 수 있다.
권 교수는 "작은 구멍으로 수술을 한다고 해 문제의 부위를 볼 수 있는 의료진의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며 "기술 발달로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니개두술를 하다가 위험한 상황이 닥친 땐 곧장 전체 머리를 여는 쪽으로 수술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그동안 한 건도 이런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대한 머리를 열지 않고서 치료할 수 있다면 코일색전술을 권장한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비파열뇌동맥류 환자 14,781명 중 코일색전술 시술 환자가 9,146명으로 60% 이상이 시술을 선택했다.
우선 고령 환자가 많아 수술보다 간편한 시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으며, 점차 시술방법도 발전, 재발율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영상의학과 서상일 교수는 "어떤 뇌동맥류가 파열의 위험이 높은지, 여러 개의 뇌동맥류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한지 조사하기 위한 고해상도 뇌혈관벽 MRI 등의 첨단 진단시스템을 일찍부터 도입해 임상에 적용하는 등 발병위험을 조기예측, 코일색전술 치료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일색전술로 최대한 뇌동맥류를 막은 후 수술을 하면 출혈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회복이 빨서다.
뇌혈관치료팀은 전공이 다른 전문의들의 협진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 최적의 치료를 찾는 것이라며 꼭 해야 할 치료만 하는 다학제진료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생존율을 끌어 올리는 올바른 길이라고 전했다.
손목동맥 통해 뇌혈관조영술 '당일퇴원'
뇌동맥류 3D로 재구성 '파열 위험 예측'
고대구로병원에 따르면 뇌혈관치료팀은 더 나은 치료전략을 위해 새로운 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1차 CT나 MRI 검사결과 뇌동맥류가 의심되면 확진을 위해 뇌혈관조영술을 시도하는 것이 필수다.
이 검사는 뇌혈관에 조영제를 주입 후 X선을 촬영해 뇌혈관의 모양이나 굵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로 허벅지 피부를 5㎜ 이내로 절개, 혈관속의 도관을 넣어 검사한다.
때론 검사 후 지혈을 위해 4~6시간 걸을 수 없어 당일 퇴원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손목을 통해 검사를 하면 바로 걷게 돼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지혈에 쓰이는 장치도 비용이 훨씬 저렴한 이점이 있다.
신경외과 윤원기 교수는 "2007년부터 1,000건 이상 손목동맥을 통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했지만 부작용은 미비했다"며 "환자의 입원기간과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술"이라고 소개했다.
진료뿐 아니라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연구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풍선 같은 뇌동맥류 중에 반복적으로 피가 부딪히는 부분은 더 혈관 벽이 얇아져 약해지기 마련이다.
뇌혈관치료팀은 최근 고대구로병원이 연구 중에 있는 뇌동맥류의 모양과 위치를 3D로 재구성해 피의 흐름을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어느 부분이 터질 위험이 높은지를 예측하는 '다이나믹 시뮬레이션 시스템' 등을 사용해 뇌동맥류의 파열 위험도를 예측, 뇌동맥류 치료의 시기, 방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9: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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