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병원 응급의료센터 소병학 교수
아침저녁 쌀쌀한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돌아왔다.
하얀 설경과 맑은 공기가 있는 겨울 산행은 겨울 레포츠의 꽃이기도 하다.
그러나 산행의 즐거움이 예기치 못한 일로 악몽이 될 수 있다.
이에 겨울 산행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겨울 산행 시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이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신체의 일부분이 추위로 발생하는 동상과 같은 국소적인 질환과 신체 전부가 노출돼 생기는 저체온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평지보다는 고산지대에 더욱 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 부적절한 의복착용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 동상
동상은 피부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얼굴, 코, 귀, 사지 등 외부에 흔하게 노출되는 부위에서 잘 생긴다.
동상은 피부온도가 섭씨 14도 정도가 되면 공급되는 피의 양이 평상시보다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 섭씨 10도가 되면 공급되는 피가 거의 없어지며 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면서 피부의 괴사를 막으려 노력하지만, 결국엔 가장 차가운 피부 부위부터 피의 공급이 차단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동상의 정도는 증상에 따라 • 1도 동상 =피부에 붉은 반점과 경미한 부종, 며칠이 지나 피부의 표피가 떨어지는 경우
• 2도 동상 =심한 피부 부종과 수포 형성, 24시간 이내에 다른 부위로 확산, 수일이 지나 검은색의 가피 형성
• 3도 동상 =피부 밑의 조직까지 동상 확산, 출혈성 수포 발생, 피부괴사, 손상부위 나무토막처럼 느껴짐
• 4도 동상 =근육, 뼈, 인대에 까지 확장, 피부색깔이 얼룩덜룩해짐, 검고 바짝 마른 두꺼운 가피 형성, 관절통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일단 산행중 동상이 의심되면 손상된 부위가 저온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며, 아래와 같은 응급처치를 시행해야 한다.
• 젖은 의복이나 신발류를 제거한 뒤, 따뜻한 담요로 감싸 저 체온증 방지
• 환자에게 가능하다면 뜨거운 음료수를 마시게 함
• 손상부위를 40~42도 정도의 더운물에 20~30분간 담가도 피부색이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관찰
• 눈으로 동상부위를 문지르는 행위는 절대 금물
• 의사의 판단 하에 수포를 터뜨릴 수 있으나 산행 현장에서 임의로 터뜨려서는 안 됨
• 50도 이상의 지나치게 높은 온도의 물에 담가서는 안 됨
상기 방법으로도 피부색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감염과 파상풍 예방을 실시해야 한다.
● 저체온증
저제온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겨울 산행 등에서 나타나는 형태는 인체의 열 소실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추운환경, 눈이나 강한 바람 등의 기후상태에선 건강한 사람도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다.
배출되지 않은 땀으로 젖은 의복이나 신발을 장기간 착용하고 있으면 물의 높은 전도율 때문에 체열의 소실이 계속된다.
저체온증의 증상은
• 초기(체온 34~35도) : 단순 떨림증상이 발생
• 34도 이하 =떨어지면 판단력 장애, 기억력 감퇴, 말이 어눌해 짐
• 33도 이하 =운동 조절 능력이 없어지고 무감정증이 생기며 호흡수 증가
• 31도 이하 =신체가 자체적으로 열을 만들어낼 수 없게 됨
• 30도 이하 =심장에 무리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경우 일단 환자에게 더 이상의 열손실이 일어나는 것을 막은 뒤 체온을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젖은 옷은 제거해야 하며 추운 환경에서 환자를 이동시킨다.
더운 공기나 더운 수액, 더운 물주머니를 사용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되며, 응급처치를 하면서 병원으로 이송시켜 정상 체온이 될 때까지 경과를 관찰하며 다른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 혈관계 질환도 주의
이와 함께 겨울철에 온도가 내려가면 혈관수축이 일어나게 돼 기온이 높은 여름철보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등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무리한 산행으로 심장에 부담이 된다면 평소와 다르게 호흡곤란이나 흉통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엔 발생 즉시 산행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한 뒤 하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119에 신고, 도움을 받아 인근 병원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산행 시 음주는 피해야 한다.
음주 시 체온저하에 대한 신체의 조절능력이 저하돼 저체온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1:36:3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