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조직검사 ‘차질’

병리과 전공의들이 9일부터 전면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병원에서는 벌써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서울대학교병원은 23명의 전공의들이 오전에 출근했다 일찍 자리를 비우고 떠났고, 빈자리를 교수를 포함한 전문의들이 메우며 전체적인 검사 및 판독에 진력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량이 많아 판독해야할 슬라이드는 처리하지 못하고 쌓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학 한 전문의는 “전공의들의 빈자를 메워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평소 업무의 약 10%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경기도 한 병원 병리과 과장도 “전체업무의 약 30~40%에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화되면 이를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서울지역 대학병원들이 전공의들이 샘플채취 및 육안검사를 하고 슬라이드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전문의들이 새로운 조직검사를 시작하기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환자들은 검사결과를 받지 못해 암 확진에 대한 검사는 물론 암 수술 후 치료방침결정에 심각한 차질을 줄 수 밖에 없다. 또 아무것도 못하고 병원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모든 병원들이 교수들을 포함한 전문의들의 파업가능성에 대해 낮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문의들의 준법진료만 시작돼도 이로 인한 여파는 환자들의 피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대한병리학회 서정욱(서울대병원 교수) 이사장은 “그동안 환자들이 기다릴 것이라는 생각에 평균 4시간도 못자면서 노력해왔는데 그 결과가 평균 15.6% 수가인하로 나타나 넋을 잃었다”며 “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전문의들 파업사태까지 일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모든 것은 정부의 전향적인 답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도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수가인하의 즉각 철회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의협은 9일 ‘병리조직검사 수가 인하에 대한 입장’을 통해 “13개 병리조직검사에 부여된 상대가치점수가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훼손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15.6%의 수가인하 조처를 철회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병리과 의사들은 폭증하는 업무량을 견디며 진료에 매진해오고 있다”며 “그나마 낮은 병리과 수가를 가혹하게 인하하면 검사의 질 하락뿐 아니라 전문의의 수급 문제도 심각하게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