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들이 변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병원로비를 개방,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병원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환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정진엽)은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친환경 국악뮤지컬인‘행복동 고물상’을 공연했다. 이 작품은 4월 29∼30일 국립국장에서 막이 오른 정식작품으로 장소만 옮겨서 무료로 공연한 것.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가 직접 대본을 쓴 순수창작작품으로 노인문제와 환경에 대한 내용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가수 비의‘레이니즘’, 빅뱅 승리의‘스트롱 베이비’를 작곡한 피아니스트 배진렬이 음악감독 겸 작곡가로 참여하고, 국립창극단의 이영태씨가 작창을 맡아 국악과 대중음악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국대병원(원장 이홍기)은 2005년 개원과 동시에 이 병원 피아노정원에서 매일 평일 점심시간(12시∼1시) 자원봉사자들의 음악 봉사를 진행한다.
이 중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음악교육과 이민정 교수가 이끄는‘音ion(음이온) 콘서트’는 대표적인 공연으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이 콘서트에는 건국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들을 비롯해 국내 최정상 연주자들이 참여해 음악을 통한 온기와 쉼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연은‘노래’시리즈로 기획돼 매 공연마다 특징적인 테마를 갖고 진행된다. 3월 12일 ‘봄의 노래’ 공연을 시작으로‘꽃의 노래’, ‘사랑의 노래’,‘풀피리의 노래’등이 진행됐으며, 5월 7일‘감사의 노래’, 5월 21일‘희망의 노래’, 6월 11일‘소망의 노래’라는 주제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대목동병원(원장 김양우)은 지난달 이 병원 로비에서 ‘현곡 신명섭’씨가 초빙돼 ‘가훈 무료보급행사’와 약 100명의 환아들과 유치원생들을 초청해 극단 ‘다리’의 인형극 공연도 진행했다. 또‘플롯앙상블과 함께하는 해설 음악회’도 마련돼 높은 호응을 받았다.
12일에는 3층 옥상 정원에서‘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14일에는 불우환자돕기 ‘이화사랑나눔 자선 바자회’도 개최된다.
서울아산병원(병원장 이정신) 1층 로비는 갤러리로 등록돼 있어 연중 내내 다양한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그동안 한경자, 서성근, 김선일 등의 작가들 작품이 전시된 것은 물론 국내외 대표작가들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제주대병원(병원장 김상림)도 새 병원개원과 동시에 기증받은 그랜드피아노를 이 병원 로비에 놓고 공연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장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병원장 김광문)은 지난 7일 이 병원에서‘입원 환아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장기자랑 경연대회’‘페이스페인팅’‘동요 율동 배우기’‘마술공연’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로 마련될 예정이다. 28일에는 15명으로 구성된 호수 리코더 앙상블을 초청해 사랑의 음악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많은 병원들은 병원로비를 문화공간으로 개방하면서 지역민들의 문화예술공연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공연과 행사가 가능한 이유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지역내 유수 문화예술단체들의 자발적인 공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점 ▲대부분 무료 공연이라는 점 ▲수익금은 불우 환자들을 위해 활용한다는 점 등 때문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이혜란 의료원장은“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환자들은 더 힘들어하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환자들이 병마와 싸우는 중에도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고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이홍기 원장도“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병원을 찾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을 정도로 지역내 최고의 문화명소로 자리 잡으며 또 하나의 아름다운 병원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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