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계 최초 내분비질환자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발병률' 규명

서울대어린이병원 신창호 교수·이윤정 교수 공동 연구팀(황성현 전문의)

'내분비질환 환자 총 80,769명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환자 191명' 약 14년간 추적 관찰

내분비질환군, 골단 분리증 발병률 비내분비질환군보다 '약 4배', 여아일 땐 5.4배 ↑

부족한 호르몬 수 증가할수록 '대퇴골두 골단분리증 발병률' 급증

논문,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국내 연구진이 소아·청소년 내분비질환 환자에게서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률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 (논문보기)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사진 좌)·이윤정 교수(중) 공동 연구팀(황성현 전문의, 우)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내분비질환 환자 총 80,769명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환자 191명을 약 1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0일 이같이 발표했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은 대퇴골 위쪽 성장판 부위에서 대퇴골두와 아래의 뼈가 특별한 외상 없이 분리되는 병이다.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 대퇴비구 충돌증후군 혹은 대퇴골두가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내분비질환이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에선 각 내분비질환의 실제 위험도가 얼마나 되는지 혹은 부족한 호르몬 개수에 따른 위험도는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2002년부터 2019년까지를 활용해 내분비질환 환자 80,769명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환자 191명을 대상으로 두 질환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들 중 내분비질환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을 모두 앓던 환자는 30명이었다.

이 결과, 내분비질환군은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률이 비내분비질환군보다 약 4배, 특히 여아일 땐 5.4배 더 높았다.

또 연구팀은 ▲ 갑상선 기능 저하증 ▲ 중추성 성조숙증 ▲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 성선 기능 저하증 ▲ 성장호르몬 결핍증 ▲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 선천성 부신 생식기 장애 ▲ 거대증 ▲ 가성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각 내분비질환 별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군에서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약 65배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은 내분비질환 진단 이후 약 42개월(중위 값) 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0% 이상의 환자에서는 내분비질환 진단 후 5년 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 발병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내분비질환을 진단받은 소아·청소년은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생 가능성을 장기간 염두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추가로 연구팀은 성장호르몬, 갑상선호르몬, 성호르몬 중 결핍된 호르몬의 개수가 증가함에 따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의 발병률이 급증한다는 결과에 주목했다.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발생 위험은 정상군 대비 호르몬이 2개 부족한 환자에서 약 89배, 3개 부족한 환자에게서 약 7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연구는 소아·청소년 내분비질환 환자에게서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예방과 조기 발견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연구 결과가 향후 소아·청소년 내분비질환 환자를 상대로 한 고관절 선별검사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수립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Incidence and Clinical Characteristics of Slipped Capital Femoral Epiphysis in Patients with Endocrinopathy'란 주제로 국제 정형외과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골 관절 수술 저널(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