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판막 골절 후 큰 '타비판막' 삽입, 문제 해결
장기육 교수 "심장 인공판막 수술 후 판막 노화로 수술치료 어려운 환자에 희망"
[보건타임즈] 두 번 심장판막 수술 후 재수술 어려운 고령 복합 판막 환자에 타비시술이 국내에서 처음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병원장 장기육 교수/사진 左) 타비팀이 두 번의 수술로 심장인공판막을 교체한 데다 심한 판막주위 누출과 대동맥 인공판막 부전이 발생한 고령의 환자를 타비시술(TAVI, 경치적 대동맥판막 치환술)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며 7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에 시행된 타비시술은 기존 수술로 인공판막 삽입 후 판막주위 누출과 판막 부전이 발생한 환자의 삽입한 판막을 골절시킨 후, 큰 타비 판막을 삽입,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 국내에서 첫 사례가 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환자 김00 씨(82세, 남)는 2012년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 수술을 받은 이후 2017년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 기존 판막을 제거한 다음 새로운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또 한 번의 심장 수술을 받았다.
이전 감염성 심내막염이 진단돼 판막주위 부적절한 섬유조직의 성장과 봉합사 소실 등의 원인으로 판막주위 누출이 점차 심해져 2018년 3월엔 누워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숨이 차게 됐다.
당시 그는 혈관 플러그(plug)를 넣어 새는 부분을 잘 막아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지냈다.
하지만 최근 다시 호흡곤란이 심해져 심초음파와 CT 검사 결과, 또다시 플러그 옆 판막 주변이 벌어지면서 심한 누출이 생겨 이 부위로 대동맥에서 좌심실로 중증 역류가 발생하는 대동맥 인공판막부전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사진 검사 영상)
이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와 타비팀은 흉부외과 교수들과 상의 후 환자가 고령인 데다 이미 두 차례 가슴을 열어 심장 수술을 받아 수술교정은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 타비 시술로 치료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장 교수 팀은 그의 상태를 봐 대개 타비시술로는 판막부전을 치유할 수 있지만, 판막주위 누출은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존 수술용 판막을 풍선을 사용, 골절을 시킨 후 직경이 이전 수술용 판막보다 조금 더 큰 타비판막을 허벅지 동맥을 통해 삽입한 후 기존 판막 부위에 위치시킨 후 풍선으로 새로운 판막을 자리 잡게 했다.
이 결과 환자는 6월 30일 시술 후 6일 만인 7월 6일 “시술 후 숨쉬기가 편해졌다”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건강하게 퇴원했다.
장 교수는 "수명이 15년 정도인 심장 인공판막이 노화됐으나 수술치료가 어려울 때 타비 시술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이처럼 최근 중증 대동맥판막 질환자인 경우 고령인 데다 수술 이력이 많아 개인별 맞춤 심장혈관 치료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수명 증가에 따라 심장판막 질환도 증가했지만, 아직 많은 환자가 오랫동안 고생하다 증세가 심해진 상태로 병원을 찾아 치료한 사례가 됐다"며 "이번처럼 70세 이상 노인일 때 견디기 힘든 가슴 통증 등이 있으나 협심증이 아니라면 심장 초음파 검사와 함께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강조했다.
최근 수명 증가에 따라 심장판막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판막은 심장이 온몸에 피를 흘려보내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한다.
심장의 4개의 판막이 열렸다 닫히면서 심장이 내뿜어 되돌아오는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잘 흐르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하면서 쓰면 쓸수록 닳아 얇아지면서 찢어질 수 있다.
심장판막 질환은 75세 이상 3~4%가 흔한 앓는 병이다.
이 중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노화된 대동맥판막 때문에 판막이 좁아져 혈액 이동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증상이 발생하며 급사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
타비시술은 고령이나 수술 위험성이 높은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가슴을 열지 않으면서 대동맥판막을 삽입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이다.
허벅지 동맥혈관을 통해 심장판막에 도달한 후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 기존 판막을 대체할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어 고정한다.
타비시술은 심뇌혈관 중재 시술 가운데 최고의 난이도 시술로, 시술 시간이 짧은 데다 통증이 적으며, 입원 기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다.
한편 순환기내과를 중심으로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의 숙련된 의료진으로 구성된 서울성모병원 타비팀은 2012년 첫 시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750례, 연간 100례 이상의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전신 마취가 아닌 수면 마취 시술, 허벅지 동맥 한 곳만 이용한 최소 침습 타비 시술로 기존 시술보다 합병증을 최소화해 조기 회복을 돕고 있다.
지난 4월엔 국내 첫 겨드랑이 동맥을 통한 타비 최소 침습시술을 성공시키는 등 다년간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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