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설명의무 위반 보건소 1억 배상 책임

환자가 약 복용 후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했을때, 의사가 지도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방법원 제8민사부(재판장 김동윤 판사)는 결핵약 부작용으로 시력을 상실한 A씨(28·여)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해당 보건소 의료진의 주의설명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판결내렸다.

원고인 A씨는 2005년 부산 B내과서 폐결핵 진단을 받고 같은해 3월부터 부산 중구 보건소에서 아이나, 리팜핀, 피라진아마이드, 에탐부톨 등 4가지 약제로 구성된 결핵약 1개월치를 처방받고, 이후 1개월치를 추가처방 받았다.

A씨는 이 약 복용 중 갑자기 양쪽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자 보건소 직원에 전화해 증세를 호소했다.

이에 보건소 의사는 A씨에게 전화, 증세확인 후 아이나와 피라진아마이드를 함께 복용하지 말고 1주 간격으로 두 약의 복용을 차례로 중단하고, 나머지 약만 복용하라고 했다.

이후 보건소 의사는 환자의 양쪽 다리마비가 무릎까지 진행했다는 말을 듣고, 피라진아마이드를 제외했고, 결핵약 보조제인 삐콤씨를 함께 처방했다.

그러나 A씨는 3개월 후 갑자기 눈이 흐려지고, 다리 마비 증세가 심해지자 P병원 신경과를 내원한 결과 에탐부톨이 시력 이상을 초래했다는 설명을 듣고 다시 결핵협회에서 같은 소견을 내리자 에탐부톨 복용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A씨는 2006년 7월 양안시력이 모두 0.02로 떨어진 것은 물론 회복불능의 시각장애 상태다.

A씨측은 “보건소 의료진들은 결핵약 처방시 에탐부톨 등 결핵약 부작용 발생 가능성과 구체적 증상 및 대처방안을 구체적으로 지도설명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결핵약 복용 도중 시력이상 증세를 호소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등 적절한 상황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약품투여시 부작용 발생 가능성등에 대해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진료상의 설명의무로 이러한 설명시 환자가 약 복용을 중단하고 상담을 받도록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막연하고 추상적인 설명이나 약품설명서에 일반적인 주의사항이 기재돼 있다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설명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건소 의료진들은 지도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보건소는 이로 인해 발생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모든 손해를 보건소의료진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의료행위의 특성 등에 비춰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피고의 배상범위를 40%인 1억원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