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 '원인유전자' 첫 규명

연구팀, 환자 86명 중 44%에서만 '원인유전자' 찾았다
망막 시각세포 변성으로 '시력 감소‥결국엔 실명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
근본적 치료 방법으론 '유전자치료'만이 유일
치료할 수 있더라도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의 1% 미만' 희소
우세준 교수 "적극적으로 검사해야만 '원인유전자 데이터와 치료 가능 환자 리스트' 확보"
논문,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대학병원 의료진이 국내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의 원인유전자를 첫 규명 해냈다.(표 참조)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주광식·박규형 교수팀과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성문우·박성섭 교수 공동 연구진이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유전자를 확인, 발표했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하나의 단일 질환이 아니라 여러 희귀질환이 합쳐진 질병군으로 대개 어린 나이에 발병해 평생에 걸쳐 서서히 악화가 된다.
이 유전성 안과 질환은 망막 시각세포의 변성으로 시력이 점차 감소하며 대부분 결국엔 실명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현재는 항산화제 치료, 인공 망막 이식, 줄기세포치료 등이 돌연변이의 차이와 관계없이 치료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 병을 치료할 방법은 유일하게 유전자치료밖에 없다.
그나마 유전자치료가 가능하더라도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의 1% 미만인만큼 발견학률이 낮다.(표 참조)

이러한 유전성 망막질환의 유전자 이상은 서양인에게선 많이 연구돼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게 현실이다.
이에 이들 교수팀은 국내 환자 86명을 상대로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원인유전자를 찾기 위해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사용해 이 질환을 유발하는 연구에 들어갔다.

이 결과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 86명 중 38명(44%)에게서만 원인유전자를 찾았다.
유전성 망막질환 중 가장 흔한 망막색소변성도 원인유전자 발견 확률이 약 41%로 비교적 낮았다.

연구진은 "같은 유전성 망막질환도 원인유전자가 매우 다양해 적극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야 찾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유전 상담이 가능하다"면서 "서양인과 비교한 결과 원인유전자 돌연변이의 종류, 빈도에 차이가 있었으나 일본 등 동양인에서 발견된 원인유전자 빈도와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세준 교수는 "이전까지는 유전성 망막질환의 연구와 진단 환경이 매우 열악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기초자료로서 의의가 있다"면서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검사에 참여해야 원인유전자의 데이터와 치료를 할 수 있는 환자 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으며 향후 유전자치료 임상시험과 신약개발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 과거엔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유전자를 진단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유전자 검사 비용이 고가여서 진단과 치료할 기회가 많지 않은 데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전자 진단을 수행하는 병원이 많아졌으며 건보 혜택을 통해 환자의 비용 부담도 줄어 진단의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또 2017년엔 유전성 망막질환의 RPE65 유전자치료가 세계 최초로 FDA 승인을 받게 되면서 치료의 기회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현재로서는 유전성 망막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긴 하지만 가족력과 원인유전자 발굴을 통해 위험성 예측과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게 되면 유전자치료와 시력교정을 통해 시력 악화를 막을 수 있을뿐더러 적절한 직업 선택은 물론 사회 활동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다룬 연구논문은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