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의대-KAIST-동남권원자력, '방사선 유발 DNA 돌연변이' 첫 규명

주영석 교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손태건 박사, 서울대의대 김경수, 장지현 교수팀

방사선, 조사 세포에 돌연변이 유도‥'만들어진 돌연변이' 유전체 서열분석 기술 통해 규명

방사선 유발하는 'DNA 돌연변이의 양과 패턴'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성공

논문, 국제학술지 'Cell Genomics' 온라인판에 게재

[보건타임즈] 암은 세계적으로 큰 건강 문제로 인식돼 치료에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암 치료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인 방사선 치료는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파괴하거나 성장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방사선이 실제로 우리의 세포에 유발하는 돌연변이의 종류와 양을 이해하기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한국의 의과학자들이 이러한 공백을 메울 연구 결과를 발표, 주목을 받고 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사진 상단 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손태건 박사(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김경수(하단 좌), 장지현 교수(우)팀이 공동 연구로 방사선이 인간과 생쥐의 정상 세포에서 만들어내는 DNA 돌연변이의 특성을 명확히 규명해냈다.

이 연구는 방사선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세포에 돌연변이를 유도한 후, 방사선이 만들어낸 돌연변이를 유전체 서열분석 기술을 통해 규명하는 방식으로 방사선이 유발하는 DNA 돌연변이의 양과 패턴을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의 다양한 장기(위, 소장, 대장, 간, 유방, 폐, 췌장, 나팔관 등)에서 얻은 세포를 다양한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했으며 각각의 세포마다 유도된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검출하기 위해 세포 하나하나를 오가노이드 세포 배양 기술을 응용, 증폭했다.

이를 통해 총 200개의 세포 유전체 서열로부터 방사선 피폭량에 비례, 증가하는 돌연변이의 특정 패턴을 찾아냈다. (그림 1)

이 연구에서 1Gy (그레이)의 방사선량은 세포마다 약 14개 내외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 자연방사선 양(3.08mSv(시버트))을 감안하면 1Gy는 약 320년의 자연방사선 노출하는 셈이다.

방사선이 만들어내는 변이의 패턴은 다른 원인에 의한 돌연변이와는 달랐다.

주로 짧은 염기 결손(short base deletion)과 소수의 염색체의 역위(inversion), 전위(translocation), 다양한 복잡 구조변이(complex genomic rearrangements)들로 구성돼 있었다(그림 3)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방사선은 서로 다른 세포 종류에도 모두 비슷한 정도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KAIST 주영석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규명했다"며, "방사선이 우리 세포의 DNA를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확인한 첫 규명"이라고 평가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손태건 박사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해 향후 초 저선량과 초 고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이라며,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방사선 치료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교수와 장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인체 DNA에 미치는 영향, 즉 정확히 알 수 있는 도구를 가지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쓰인 연구 방법론으로 많은 후속 연구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연구에 KAIST 의과학대학원 육정환 박사(現 서울대병원 내과 조교수), 임준오 박사(現 지놈인사이트), 김태우 박사(現 Weill Cornell 의과대학 박사후연구과정)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권현우 박사(現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과 교수), 김은지 박사(現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등이 공동 제1저자, 서울대학교 유전공학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 줄기세포 연구소,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및 카이스트 교원창업기업 지놈 인사이트의 연구자들이 각각 참여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R&D사업,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연구지원 사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국제 연구비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의 젊은 연구자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mutational impact of ionizing radiation on normal cells'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셀 지노믹스(Cell Genomics)'의 14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