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파킨슨병 환자 리서치 결과' 발표
서둘러야 할 진단 '6개월 이상~5년 이상' 방치
김희태 회장 "치료 늦어질수록 악화‥조기발견 중요"
[보건타임즈] 우리나라 파킨슨 환자 2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자신의 병조차 모르는 등 질환의 인지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파킨슨병 환자 49%가 첫 증상이 나타난 뒤 진단받기까지 기간은 적게는 6개월 이상에서 길게는 5년 이상 걸린 것으로 확인돼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630만 명이 앓고 있으며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가장 흔한 퇴행성 신경계 뇌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노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예방법과 완치시킬 치료제가 없는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이기도 하다.
이 질환은 뇌신경 세포의 운동신호조절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저장하는 신경세포수가 급속히 줄면서 발병한다.
파킨슨병은 초기에 여러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뇌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며 몸이 심하게 떨리거나, 근육이 굳어 움직임이 느려지는 등 운동장애와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수면장애, 우울증, 빈뇨 등을 동반,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파킨슨병환자는 65세 이상 인구의 1%까지 추정되며 이들 중 10~15%가 50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심사평가원이 2014년에 집계한 60세 이상 환자는 전체의 95.7%에 이른다.
파킨슨병 이상운동질환 학회(회장 김희태,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사진)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에 앞서 조사했던 파킨슨병 환자의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리서치는 '파킨슨병 조기 진단 필요성'이란 주제로 진단 시기와 시기 별 증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3월까지 대학병원 5곳 신경과에 내원한 환자 4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결과, 환자 2명 중 1명, 전체의 52%는 초기 증상을 느꼈지만 파킨슨병인지 몰랐다고 밝혀 질환의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또 49%는 첫 증상 후 진단받기까지의 기간이 6개월 이상에서 5년 이상 걸렸다.
이렇듯 전체 환자 490명 중 250명, 51%는 진단 시기가 6개월 미만이며 주 증상은 떨림이었다.
44명, 9%는 6개월에서 1년 새 진단을 받았으며 떨림과 몸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얼굴 표정이 굳어지는 증상을 겪었다.
132명, 27%는 1~5년 사이 진단을 받게 됐으며 근육이 굳어지는 근강직, 몸의 움직임 둔해진다거나 보행 장애를 일으켰다.
나머지 64명, 13%는 진단받기까지 5년 이상이 걸렸으며 어깨 통증, 관절 이상 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에 근강직과 보행 장애를 보였다.
이들은 이처럼 자신에게서 나타난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했거나 다른 질환으로 착각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첫 증상이 근강직이나 몸 움직임이 둔해지는 증상일 경우 노환이나 지병이 있는 것쯤으로 여겨 간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깨 통증이나 근강직 증상일 땐 신경과 이외의 진료 과에서 증상 치료를 시도했다.
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앓게 된 환자는 파킨슨병으로 발생한 보행 장애라는 사실조차 몰라 진단이 매우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희태 회장은 "이를 통해 떨림은 물론 파킨슨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증상을 환자가 인지 못해 서둘러야 할 조기진단을 놓치게 됨으로써 병을 키우게 된 경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욱 심해지는 고령화에 대비, 국가차원에서 대국민 홍보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다급하다"고 밝혔다.
이들에게서 확진 전에 이미 파킨슨병의 비 운동증상까지 나타나 이런 조짐을 보이는 60세 이상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에 따르면 리서치 결과 첫 파킨슨병 진단받은 환자의 30% 이상이 ▲소변장애 ▲변비 ▲불면증 ▲후각 혹은 미각 저하 ▲우울증 ▲기립성 어지러움증 ▲기억력 저하 ▲렘수면행동장애 등 비 운동증상을 보였다.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 유병 율 조사에선 환자 1,200명 가운데 무려 38%(460명)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파킨슨병 환자 60명을 상대로 한 '아침 증상(Morning off)'을 조사한 결과 운동완서(83%)와 경직(73%)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떨림(63%), 무기력함(58%), 몸의 불균형(58%)과 같은 여러 운동 증상이 뒤를 이었다.
아침 증상은 잠자기 전 마지막 약을 복용한 후 다음날 아침 첫 약을 먹기 전에 나타나는 일부 운동 증상을 말한다.
이들은 이외에 운동완서(60%), 전신 경직(40%), 균형 문제(23%), 떨림(23%)을 자신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으로 꼽았다.
김 회장은 "이 결과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질환 인지도가 여전히 낮아 조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파킨슨병은 최대한 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주요 이상 운동증상이 보인다면 초기부터 적극 치료에 들어가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전국 의과대학에 파킨슨병과 이상운동질환 교수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6년 7월 창립됐으며, 질환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보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써오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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