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식 협회장 “재활의학수준은 세계적, 체계는 후진국”
[보건타임즈] “근골격계, 암, 심장과 폐 질환의 급성기 치료 이후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에 환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 이들을 치료할 우리나라의 재활의학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재활의료체계는 아직 후진국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재활병원협회 우봉식 초대 협회장은 10일 서울역 STX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급성기 치료가 끝난 후 아급성기 재활치료를 담당할 의료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많은 장애환자들이 대학병원을 나온 뒤 병원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재활유목민이 된다”면서 “이런 문제의 재활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함으로써 환자, 의료계, 정부가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며 협회의 창립 배경과 앞으로 활동 방향을 밝혔다.
우 회장은 “먼저 내부역량강화를 통해 재활병원이 왜 필요한지, 국내 제도가 어떤 형태로 가는 것이 재활의료체계의 바람직한 방향인지 등 내부 컨센서스를 모아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며 “올해 추진할 주 사업”이라고 공개했다.
협회의 주력할 목표가 아급성 재활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는 게 우 회장의 설명이다.
재활병원협회에 따르면 재활치료가 필요한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 수는 지난 2013년 말을 기준 잡아 25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질환이나 사고로 생긴 후천적 원인이 80%가 넘는다.
우 회장은 “요양병원 밑에 재활병원을 끼워넣으면 협회의 목표가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종별에 맞춰 넣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1차 예방, 2차 임상, 3차 재활의학으로 치료목적, 크기와 질, 규모에 따라 나눠져 있는데다. 병원의 의학적 분류체계뿐만 아니라 실제 환자들의 특성도 다르다. 임상 쪽의 환자들이 길게 입원해야 3~4주지만 재활치료 환자들은 가장 짧아야 3, 4개월”이라며 “환자의 패턴이 완전히 다르다. 종별 한 곳에 넣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의 심사기준도 3, 4주 입원하는 임상 쪽 환자의 위주로 짜 맞춰져 재활을 따로 심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다.
우 회장은 “이 때문에 재활을 따로 심사할 수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아 다녀 재활 유목민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면서 “이런 문제의 의료시스템이나 체계를 과감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10일 현재 급성기 병원 26곳, 만성기병원 18곳 그리고 재활전문병원 6곳 등 재활의료를 주로 수행하는 전국 병의원 50여 곳의 이사장 또는 병원장, 병의원을 대표할 수 있는 재활의학과 의사로 구성돼있다.
협회는 대전-충청권, 대구-경북 권, 부산-경남 권, 광주-호남권 등 지회를 결성, 재활의료체계의 확립을 위한 전국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 회장은 재활병원의 경우 많은 인력을 고용, 경영상 어려움이 심각하다면서 심평원의 재활의료분야에 대한 불합리한 심사 기준과 원칙 없는 삭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회장은 “메르스 1호 환자 치료과정 사례에서 드러나듯 기능적으로 재활의학에 의존도가 높지만 심평원의 심사기준이 현재 진단명 위주여서 적정재활치료를 해주고 싶어도 해 줄 항목이 없다”며 “향후 기능적 상태까지 반영한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협회가 최선을 다해 제도 개선해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 회장은 “메르스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만 이라도 심평원의 과도한 수가삭감을 중단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정부당국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재활병원시설에 대한 기준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우 회장은 “지금까지 재활치료 잘하고 열심히 하는 병원들이 50여 곳 있다. 모두가 맞추기 어려운 시설기준으로 전국 재활병원에 투영,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합당한 곳이 불과 10곳도 안 된다”며 “현실적으로 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국이 시행하는 재활전문병원 인증에도 쓴 소리를 냈다.
“지금의 인증제도가 줄 세워 감당하기 어려운 기준잣대를 들이대며 자르기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재활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곳이 단 10곳뿐”이라며 “정부 나름대로 사정이나 고충이 있겠지만 단 10곳이 전국 재활환자를 수용, 진료를 할 수 있겠냐(?)”면서 적극 개선을 요구했다.
덕없이 낮은 저수가도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게 우 회장의 시각이다.
우 회장은 “국립재활원 국공립병원의 경우 100% 적자, 257여 병상의 대구 산재병원은 환자가 넘쳐 입원, 대기할 정도로 가득 차 있지만 연간 매출이 인권 비를 감당 못해 적자를 감수하며 그나마 산재보험에 의존, 운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민간병원의 처지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정부가 외면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게다가 “재활전문병원조차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재활환자의 입원료와 재활치료비의 과도한 삭감 탓에 대부분이 도산 직전에 내몰리면서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며 “재활병원이 운영될 정도의 제도개선이 다급하다”고 전했다.
우 회장은 “요양병원의 경우 일당 정액제에 묶여 인정이 되는 일부 물리치료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어 안타깝게 해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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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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