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대한피부과학회, “한국 이젠 피부암 안전지대 아니다”

학회, ‘2009년부터 최근 5년간 피부암 환자 추이 분석 결과’ 발표
50대 이상 중장년층 ‘악성흑색종 발병률’ 최다
2013년 조유병률 10만 명당 7.4명, 기타 피부암 23.6명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 조기치료 받아야 한다”

“이젠 한국도 피부암으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이준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자외선에 노출되는 야외활동이 많아지거나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피부암과 광선각화증 환자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구미 각국보다 안전지대로 알려져 왔던 한국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회는 5월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위 사진)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준영

이규석

김일환

이석종

윤숙정

이날 학회가 공개한 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전체 피부암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을 포함한 피부암 환자 수는 2009년 10,980명에서 2013년 15,826명으로 무려 44.1%나 증가, 한 해 평균 9.6%의 증가율을 보였다.

2013년을 기준 잡아 악성흑색종의 조유병률은 10만 명당 7.4명이었다.
이를 뺀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 기타 피부암의 조유병률은 10만 명당 23.6명으로 나타났다.

표) 피부암 환자수 [출처 심평원]

악성흑색종을 포함한 신규 피부암 환자의 발생건수는 2010년 6,739건에서 2013년 7,677건으로 4년간 약 938건(13.9%)이 늘어나 연 평균 3%씩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2013년 악성흑색종의 조발생률은 10만 명당 3.0건, 기타 피부암의 조발생률은 10만 명당 12.0건이었다.

표) 피부암 발생수, 악성흑색종 환자수[출처 심평원]

피부암 중 가장 악성도가 높은 악성흑색종은 환자수가 꾸준히 늘면서 2009년 2,819명에서 2013년 3,761명으로 무려 33.4% 급증했다.
악성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내는 멜라닌 세포의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이다.
이 피부암의 뇌와 척수로 전이는 곧 죽음을 의미하는 주요 사망 원인이 된다.

학회는 가려움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이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여 방치되기 쉬워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었던 검은 점의 모양, 크기, 색조가 변하는 경우, 또는 기존의 점과 인접해 새로이 작은 점들이 생겼을 땐 악성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으며 손발에 이 같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의 경우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서 악성흑색종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13년 기준으로 40대 환자 비율이 5.1%였으며, 50대는 13.9%, 60대는 24.8%로 70대 이상이 37.4%를 차지했다.
조유병률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80대가 41.4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70대 29.2명, 60대 18.4명, 50대 9.8명, 40대 4.7명, 30대가 2.8명, 20대가 1.2명, 10대 0.7명 순으로 나이가 적을수록 낮았다.

표) 악성흑색종,기타 피부암 남녀 유병 율 (2013년 기준)

성별로는 여성이 악성흑색종, 기타 피부암, 광선각화증 환자 수에서 모두 남성보다 많았다.
2013년을 기준으로 병원을 내원한 악성흑색종 여성 환자는 전체 3,761명 중 55%(2,069명), 기타 피부암은 전체 12,065명중 56.5%(6,816명), 광선각화증은 11,522명 중 63.2%(7,283명)에 이르렀다.

이준영 이사장은 “한국인에게서 피부암은 인구 고령화와 자외선 노출 빈도가 높아짐으로써 유병 율이 갈수록 증가하는 질환"이라며 "발병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필요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초기 증상 발생 시 육안으로 증상 구분이 어려워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얼굴, 목, 팔 등 자외선에 노출되는 피부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어 갑자기 생긴 점이나 점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졌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 이규석 회장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의존하다가 오히려 화를 입는 일이 없도록 옳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피부의 날을 갖게됐다”며 행사의 목적, 일정 등을 소개했다. 김일환 교수는 “피부암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임상학적 측면에서 접근, 한국인과 서양인의 피부암 차이”, 윤숙정 교수는 “피부암, 광선각화증의 현주소”란 제목으로 실태데이터를 공개했다.

광선각화증은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된 피부 부위에 발생하는 각화성 병변이다.
이 질환은 표피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피부암 전 단계 증상가운데 하나다.
이 피부질환은 최근 5년간 환자수와 발생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회에 따르면 광선각화증 환자는 2009년 6,547명에서 2013년 11,522명으로 무려 76%나 급증했으며, 발생건수는 2010년 대비 49.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 광선각화증 환자 수 [출처 심사평가원]

학회 이석종 홍보이사(경북대의대 피부과 교수)는 “흔히 피부암의 전 단계 질환으로 알려진 광선각화증은 습진으로 오인, 치료가 손쉬운 질병쯤으로 여기기 쉬워 피부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아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 치료해야 한다“면서 “야외활동이 활발하거나 직업적으로 자외선 노출이 잦다면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생활화해 피부암 예방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13회 피부건강의 날 캠페인을 통해 한국에서 피부암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피부암이 늦게 진단돼 잘못 치료되는 우리 현실을 짚어봄으로써 피부암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5월 13일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제 13회 대한피부과학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학회는 국내 피부암 실태 조사를 목적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피부암 환자 추이를 파악했다.

<대한피부과학회 피부암 예방법>

피부색에 관계없이 누구나 피부암의 위험이 있지만, 약 피부암의 80%는 태양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1. 외출하기 전에 태양광선을 차단할 양산이나, 모자, 긴 옷 그리고 자외선차단제, 선글라스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2. 태양광선이 특히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3. 태양광선은 물, 모래, 콘크리트, 눈(snow) 등에 의해 반사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반사광에 의해 더 많은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구름은 온도를 낮춰 시원하게 해 줄지는 몰라도 피부암을 유발하는 자외선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4.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이 보호하려면 소매 있는 옷, 긴 바지 그리고 얼굴, 목, 귀 등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5. 어린이는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옷을 입혀야 하며, 되도록 그늘에서 놀도록 하고, 자외선차단제를 정기적으로 발라줘야 한다.

6.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는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적합하지 않으므로, 유아는 그늘에 두고 천으로 자외선을 가려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