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사무장 B씨와 공모해 병원수익금을 절반씩 나누는 조건으로 자신의 의사면허로 대전에 C의원(정형외과)을 설립했다.
이 의원은 임신 7주된 G씨로부터 요청을 받고 유산된 것처럼 검사결과를 조작한 후 불법 낙태 수술을 하고 55만원을 받았다.
또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의사를 초빙했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린 뒤, 이를 듣고 찾아온 환자들로부터 80만원을 받고 자격이 없는 간호조무사가 쌍꺼풀, 앞트임, 옆주름 등의 불법수술을 했다.
이들은 조직폭력배 김모 씨 등 3명과 짜고 입원한 것처럼 병원차트에 허위로 기록하거나, 입원기간을 늘려 가짜입원확인서를 발급한 뒤 자신들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타내 챙겼다.
가짜환자들은 허위 입원확인서 등을 근거로 보험회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령하는 등의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가짜환자 중엔 C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P씨까지 들어갔다.
이같이 불법 낙태와 무자격 성형수술에 보험사기까지 저지른 사무장 의원과 이 사건에 연루된 가짜환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은 대전지방경찰청과 공조를 이뤄 제보 받은 대전 A의원(사무장병원)의 보험사기를 조사해 혐의가 드러난 의사 1명과 사무장 1명을 구속하고 가짜 환자 20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가짜 환자들의 직업은 조직폭력배, 택시기사, 보험설계사, 대학강사, 가정주부 등으로 다양했다.
사기피해액은 10억 원에 이른다.
이 사건을 모의 주도했던 의사 등 C의원 관계자는 가짜환자가 입원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에 허위로 기록하거나, 입원기간을 늘려 입원확인서를 발급한 뒤 자신들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억 원을 받아 챙겼다.
가짜환자들은 허위 입원확인서 등을 근거로 제출해 민영보험사로부터 보험금 8억 원을 부당하게 수령하는 등의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C의원 관계자들이 저지른 불법 행태는 다소 충격적이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했던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따로 부수입을 올리기 위해 진료실 옆에 ‘처치실’을 두고는 임신 7주된 G씨의 요청을 받아 유산된 것처럼 검사결과를 조작한 후 불법낙태수술을 했다.
게다가 강남 유명 성형외과 의사를 초빙했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린 뒤 과거 불법 성형수술 의 전력이 있는 전직 간호조무사(‘김 원장’이라는 호칭 사용)를 고용, 쌍꺼풀과 앞트임, 옆주름수술을 해왔다.
간호사 C씨는 입원환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고는 가짜 입원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 100만원을 받아냈다.
전직 의료기관 사무장 출신 대학강사 D씨는 경미한 상해로 C의원 1인실에 5개월간 장기입원하면서 병실 열쇠를 자신이 직접 관리하고 자유롭게 출·퇴근하며 1천3백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왔다.
이 뿐만 아니라 가짜환자들조차 치밀함을 보였다.
E씨 등 택시기사 20명은 입원하지 않고 명단에 이름만 올려놓은 뒤 운전 영업을 하면서 가짜 입원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부당하게 챙긴 데다 자신들이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실을 알고는 운행사실이 있을 때 받아오던 유가보조금을 아예 지자체에 청구하지 않았다.
유가보조금은 택시운송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LPG에 부과되는 유류세를 택시운송사업자에게 환급해 주는 보조금을 말한다.
F씨 부부는 어린 자녀 3명까지 허위입원을 시키는 등 보험사기에 가담해 8백만 원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물론 무면허 의료행위 등으로 소비자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사례"라며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수사기관이나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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