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추진돼 온 의료기관인증제(이하 인증제)가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 병원 QI담당자들은 지난 11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제18차 한국의료QA학회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대회에서 약 1,600명이 참석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새로 시행될 인증제는 기존 평가제도 만큼이나 부실하고, 졸속으로 진행중이라며 ▲인증평가단과 인증대상병원과의 대화창구 개설 ▲전문평가자 양성 ▲병원별 단계적 시행 ▲완벽한 기준 설립 ▲민간주도 등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고대안암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관인증추진단 관계자들은 우리가 새 인증제를 못해서 안달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과연 준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새 인증제를 시행하면서 얼마나 많은 병원 관계자들이 어려움과 고통을 당하게 될지, QI의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게 될지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다”며 “무리하게 적용하기보다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한 후 제대로 된 한국형 평가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료기관인증추진단 최종희(보건복지부 사무관) 부단장은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알지만 그동안 다양한 평가제도를 통해 병원전체가 업그레이드된 것도 사실이다”며 “새로 진행될 인증제에 큰 걱정은 하지 말라”고 답했다.
또 “기존 의료기관평가의 대안으로 자발적 인증제를 준비 중이고, 내년부터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료QA학회 김세철(중앙대병원 교수) 회장은 “인증제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민간주도로 해야 되고, 평가자들의 전문적인 교육이 중요하며, 준비가 되는 병원들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정적인 문제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미 새로 시작될 제도의 문제점을 확인한 이상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기관인증추진단 이규식 단장은 “주최측에서 시간을 짧게 줘서 구체적인 답변을 못했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약 4시간 정도를 배려해주면 보다 정확한 답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대화창구 설립도 재정문제를 핑계로 하지 않는 곳에서 시간이 짧다며 주최측을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11: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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