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리베이트 쌍벌죄` 국회 본회의 통과…의료계 침통

리베이트에 쌍벌죄`의 도입이 확정됐다.

국회는 2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쌍벌죄를 도입한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안 등에 심의한 결과, 이를 통과시켜 오는 11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이로써 의사·약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는 리베이트를 받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리베이트로 받은 금품은 전액 추징 받게 된다.
이와 함께 1년 이내 자격정지의 행정처분도 가능하게 됐다.

리베이트를 받을 공공의료기관의 의사들은 형법 상 배임수재죄·수뢰죄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불공정거래행위로 처벌이 가능하다.

다만, ▲제품설명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백마진) ▲시판 후 조사(PMS) 등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범위 내 경제적 이익은 리베이트에서 제외된다.

국회 본회의 의결과정을 지켜본 의료계는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리베이트 쌍벌죄가 통과되자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하는데다 최후의 수단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료계에선 헌법소원까지 가더라도 위헌으로 판정날 수 있겠냐(?)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의협에서 헌법소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과연 위헌 결정이 날지도 의문"이라며 "천안함 사건, 지방선거 등으로 강경하게 집회 시위도 못하는 판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사들이 정부에 대응 오리지널약만 처방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감정적 대응보다 무엇인가 획기적인 대안방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개원의는 "쌍벌죄는 처음부터 MB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던 정책이었다"며 "정부가 밀어부치는데 의사협회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쌍벌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은 딱 하나"라며 "전국적으로 제약사 영업사원의 병원 출입을 금지시켜 잠재적 범죄자가 되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면 될 뿐"이라는 대안을 내놨다.

또 검증 안된 제네릭 약을 모두 퇴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의협은 즉시 경만호 회장의 명의로 긴급담화문을 통해 그 동안 정부와 국회, 모두에 대화의 창구를 통해 정책 개선을 꾀하려고 했지만, 의료계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재임 내에 업적을 남기겠다고 몰아붙인 전재희 장관의 무모함과 몇몇 위정자들의 포퓰리즘에 의해 결국 10년 전 의약분업과 같은 오류가 재현됐다며 궐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치욕적인 쌍벌제 통과에 따른 긴급 담화문

회원 여러분!
리베이트 처벌 법안, 이른바 쌍벌제 법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의료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재정에 크나큰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분연히 궐기해야 합니다.
그 동안 정부와 국회, 모두에 대화의 창구를 열고 소통을 통해 정책 개선을 꾀하려고 하였지만, 의료계의 충심어린 충고에도 불구하고 재임 내에 업적을 남기겠다고 몰아붙인 장관의 무모함과 몇몇 위정자들의 포퓰리즘에 의해 결국 10년 전 의약분업과 같은 오류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죄가 없습니다.
죄가 있다면 진료현장에서 질병과 부상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매만지며 이 나라의 사회 안전망을 책임져온 죄 밖에 없습니다.
지난 30년간 밀면 미는 데로, 때리면 맞아가며 오로지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해 온 죄 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혹한 규제와 처벌을 견디어 온 죄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범죄자인 양 취급받아서는 안되겠습니다.
환자들을 볼 때 창피하고, 가족들과 자식들 앞에 창피해서, 우리는 죄가 없노라고 피 끓는 심정으로 울부짖어야 하겠습니다.

10만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는 의권을 보장해 달라고 외칠 때가 아니라, 우리의 뭉개진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외쳐야 할 때입니다.

일어섭시다.
일어섭시다.
분연히 일어납시다.
그래서, 사회주의에 물든 의료 제도를 뜯어 고치고,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이 경만호, 그 선봉에 서겠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소리쳐 외쳐봅시다.
뭉개진 우리의 자존심을 찾기 위해서!

2010. 4. 28.
대한의사협회 회장 경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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