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3차 조혈모세포이식’으로 난치성 혈액질환 치료 성공

2차례 이식 후 거부반응 보인 중증재생불량성빈혈 환자에 3차 시도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팀

까다롭기로 알려진 혈액질환을 국내의료진이 집도한 3차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치료에 성공,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 세계적으로도 뛰어나다는 것이 또다시 입증됐다.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팀(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은 15일 세계 최초로 ‘3차례의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중증재생불량성빈혈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재생불량성빈혈이란 동양인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골수부전상태의 혈액질환이다.
이 질환은 골수의 조혈기능장애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모두 정상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평생 수혈을 받으며 살거나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병이다.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의 경우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면 출혈이나 세균감염에 의해 6개월을 넘기기 힘든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2005년 5월과 12월 두차례 걸쳐 2살 터울 누나의 조혈모세포를 재생불량성빈혈로 진단받은 박 모군(25세)에게 이식(혈연간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모두 정상적으로 생착됐으나 수술 후 거대세포바이러스(CMV) 감염과 함께 후기 거부반응이 나타나 3차 동종조혈모세포이식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치료라고 판단한 의료진에 의해 2006년 5월 3차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시도. 치료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1차 혹은 2차 이식 후 거부반응이 생기면 감염으로 사망하거나 환자의 활력상태가 악화돼 세계적으로 3차 이식까지 한 경우가 매우 드문데다 성공한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활력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박 군의 경우 항생제 투여 후 감염이 잘 조절돼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강화된 예방치료와 함께 3차 동종조혈모세포(골수와 말초혈액을 이용한 고용량의 조혈모세포이식)를 이식했다.

의료진은 퇴원한 박 군의 상태를 외래 진료를 통해 9개월간 경과를 관찰해온 결과 피를 만들어 내는 기능이 정상화됐음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박 군이 현재 면역억제제를 복용이외 3차 이식 후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데다 일반인과 다를 것 없이 건강하다며 직장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욱 교수는 “3차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에 성공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바 가 없기 때문, 이번 치료의 성공은 혈액질환 치료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한 획이 될 것이며, 국내에서 연간 300명 가량 발생하고 있는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들에게도 큰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박 군의 경우 1, 2차의 조혈모세포이식수술은 보험급여로 인정 받았으나 3차 이식은 보험급여 인정을 받기가 힘들어 병원의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 시행됐다"며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가 1983년 국내 최초로 형제간 동종조혈모세포이식수술에 성공한 이래, 1985년 최초 자가조혈모세포이식, 1995년 최초 부자간 조혈모세포이식, 1995년 최초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 1995년 최초 비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 그리고 1997년 최초 제대혈이식 성공 등의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데에는 연구진의 뜨거운 노력뿐만 아니라, 가톨릭병원으로서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고자 하는 기관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 민우성 소장은 “센터는 이번 치료 성공 외에도 오는 3월에는 비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 500례(현재 497례)를 달성할 예정이고, 5~6월쯤에는 총 조혈모세포이식 3000례(현재 2903례)를 달성할 예정"이라며 ”현실성이 결여된 요양급여기준과 혈소판 수급 문제 등 혈액질환 치료를 위한 국내 환경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각 질환별로 세분화·특성화된 진료를 통해 20년 이상 쌓아온 혈액내과 의료진의 풍부한 임상경험과 병리과, 진단방사선과 등 진료지원부서 의료진의 협진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난치성 혈액질환 치료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욱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성공을 거둔 박 군의 치료사례를 충분한 추적 관찰 기간을 가진 후 이를 국제학술지에 소개할 예정이다.

[문의] 가톨릭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02-3779-1037 / 011-249-6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