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교수팀[영상의학과 안국진 교수, 대전성모병원 정조은 교수]
인터넷 게임 중독 20대 남성 22명 '경두개직류자극'으로 치료하는 연구 수행
두피에 부착한 +, - 전극 통해 미세한 직류 흘려 '뇌의 신경세포 자극, 기능' 조절
자기조절능력 유의하게 향상‥중독 대상에 '반응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 확인
하루 30분 집서 치료하는 '전자약'‥중독 치료 게임체인저 부상
논문, 국제학술지 '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4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의료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끄는 '전자약(藥)'의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tDCS,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을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사진 좌, 교신저자) 연구팀[영상의학과 안국진 교수(우, 공동 저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조은 교수(우, 제1저자)는 2018년부터 서울성모병원 중독 클리닉을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이 있는 20대 남성 22명을 대상으로 경두개직류자극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경두개직류자극은 용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피부 표면(두피)에 부착된 +, - 전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경조절술이다.
우선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지만,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신경세포 특성을 활용해 뇌 내부의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는 원리로 치료를 한다.
이번 연구의 참가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을 통해 전기적 자극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정해진 방법과 일정에 따라 하루 30분, 2주 동안 집에서 자가 치료를 했다. [사진2]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가짜기기 대조 방식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서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치료 전후 촬영한 기능적 MRI를 통해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치료군은 전대상피질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자기조절능력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중독 대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사진3]
여러 연구에 따르면 중독 장애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습관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는 일종의 뇌 질환이다.
즐거운 행위에 대한 동기 부여를 조절하는 보상 체계의 변화로 갈망은 증가하지만, 판단이나 계획, 자기 통제 등 인지기능 조절 능력이 감소,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선 중독 장애를 우울증처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사회적 인식은 아직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일상생활에서 남녀노소가 흔히 접근할 수 있기에 심각성을 인지하기 어렵지만, 기술 발달과 다양한 게임의 개발 등에 따라 인터넷 게임 중독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2013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부터 게임 장애를 중독성 장애로 분류하는 등, 학계는 과도한 게임 이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최근 세계 공중보건 이슈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게임 중독을 치료할 목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아직 없다.
이에 연구팀은 이 연구가 약물 치료 이외의 새운 치료 도구로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게임 중독 대상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비침습적일 뿐 아니라, 스마트폰 대비 약 1/1000 수준에 불과한 전류량(최대 2㎃)과 전자파(약 0.001W/㎏) 노출을 고려해 인체 위해성과 부작용 우려도 크지 않다.
또 기기 크기가 작은 데다 작동 방법도 복잡하지 않아, 처방 이후엔 집에서 자가 치료가 가능, 치료 편의성도 크다.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조은 교수(제1저자)는 "200개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더라도 전극 부착 부위의 따가움이나 열감 등 일시적 불편감 이외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자가 적용이 가능해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기대하기 어려운 여타 중독 환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다양한 중독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교신저자)는 "최근 美 FDA뿐 아니라 한국 식약처도 치료 용도로 승인받은 전자약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져 처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정신의학 분야에서 중독,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 IF 7.8(2022)) 4월호'에 게재됐으며, 이보다 먼저 2024년 4월 9일 온라인에 공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6-21 17: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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