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권 교수,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25건 메타분석' 연구결과
양성자펌프 억제제 복용환자, 먹지 않은 사람보다 '위장관암 위험성 약 2배'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과 담관암 등' 위험성 유의하게 상승
복용기간 1년 이하 '위장관암 위험성 약 5배'‥3년까지는 '약 1.7배' ↑
논문,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 'Oncology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
[보건타임즈] 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인 양성자펌프 억제제(PPI proton pump inhibitor)를 장기간 복용하다간 식도암, 위암, 간암, 췌장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서홍관) 명승권 교수(사진 좌, 대학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대학원생 티엔 황 쩐(우, Tien Hoang Tran)) 팀은 21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 등 국제학술지에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25건 종합, 메타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2배 높았다(상대위험도 2.09, 95% 신뢰구간 1.75-2.46).
위장관암 중엔 대장암을 제외, 위암, 식도암, 췌장암, 간암, 담낭과 담관암 등 대부분의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기간이 1년 이하는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약 5배(상대위험도 5.23, 95% 신뢰구간 2.96-9.24), 복용 기간이 3년까지는 약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상대위험도 1.72, 95% 신뢰구간 1.44-2.07).
이 연구를 주도한 책임저자 명승권 대학원장은 "양성자펌프 억제제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약물로 1989년 이후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 궤양 등 흔한 위장관질환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라면서 "특히 위산이 식도로 역류돼 가슴 쓰림과 산 역류 증상을 초래하는 위식도 역류질환의 경우 4~8주간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며 효과가 좋긴 하지만, 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으면 재발하는 만성의 경과를 보여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위암, 식도암 등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다는 코호트 연구(집단을 대상으로 질병의 원인을 밝히는 관찰연구의 일종)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유의한 관련성이 없다는 코호트 연구도 있어, 이번에 코호트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명 대학원장은 "25건을 메타 분석한 결과,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대장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위장관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년 이하 복용한 경우 5배나 높았다"면서 "양성자펌프 억제제가 위장관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생물학적 기전이 몇 가지 제기되고 있다.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 양성자펌프 억제제는 위와 십이지장에 존재하는 G세포를 자극해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혈중 가스트린의 농도가 높아지면 위점막 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수용체를 자극해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한편 양성자펌프 억제제는 위장관내 세균집락형성을 증가시켜 발암가능물질인 니트로스아민이 증가해 위장관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 대학원장은 "물론, 위장관암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슴쓰림 등 위장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 역인과관계에 해당하는데 즉, 양성자펌프 억제제를 먹어서 암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암이 먼저 발생한 상태에서 증상이 나타나 약을 먹은 것이기 때문에 양성자펌프 억제제가 암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연구인 코호트 연구보다 더 높은 근거수준을 제공하는 무작위비교임상시험을 통해 이번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임상시험을 시행하는데 많은 제한점이 있어, 현재로서는 양성자펌프 억제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활습관(비만, 과식, 흡연, 과도한 음주나 커피섭취 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해당 전문학회에서 양성자펌프 억제제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엔 베트남 출신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 대학원생 티엔 황 쩐(Tien Hoang Tran)이 제 1저자, 명승권 대학원장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 '옹콜로지 레터즈(Oncology Letters)'에 2023년 11월 20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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