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검사와 진료' 차단‥보건복지부·심평원·건보공단 '표준진료지침' 마련
"사무장병원와 면허대여약국 불법개설기관 적발해도 폐업으로 환수 회피"
"불법 개설한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이 적발 시 폐업을 통해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건강보험비 환수조치를 회피하려는 행위를 막아낼 특별사법경찰관 제도(특사경)를 건보공단 체계에 도입, 건보재정의 누수를 예방하거나 방지할 계획이다.
또 국민이 불필요한 과잉검사나 진료를 받지 않도록 건보공단이 보건복지부·심평원과 협력해 표준진료지침을 마련, 의료비 지출을 줄여나가려 한다.
내국인의 친족을 활용, 대한민국 국민만 이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을 이용, 현행 법망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악용해 치료 혜택을 받으려거나 의료목적으로 방한하는 외국인 또는 외국 국적을 가진 피부양자의 입국을 막는다든지, 국내에서 진료받은 이들의 행적을 추적, 치료비 전액을 스스로 물어내도록 가입기준을 강화하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사진)은 14일 기자간담회(아래 사진)에서 "현재 건강보험은 20조 원이 넘는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정된 재원으로부터 지출이 증가일로여서 혁신과 개혁의 노력을 게을리하면 지속가능성에 대내·외 우려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지속 가능한 제도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국회에선 건보공단이 불법개설기관을 직접 적발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입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입법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복지부와 법무부도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에 이견이 없지만, 이 발의안은 다른 법안에 밀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에 놓여 있다.
정 이사장은 "초고령사회 진입, 만성질환 증가, 넥스트 팬데믹 등에 대응,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이어서 제도와 보험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기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회, 경찰 등 각 이해 관계기관장을 설득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가 이슈로 떠오르자 의료계가 현재 건강보험 부당청구까지 수사권을 확대할 것이란 입소문에 잔뜩 경계하지만, 이와 달리 특사경의 수사권은 그간 건전한 건보보험 재정 지속에 위협이 되는 불법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근절에 초점을 둬 한정된 범위에 제한을 두게 돼 합법적으로 개설된 요양병원을 상대로 한 부당청구 수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가하며 보건복지부 장관의 추천권 행사와 검찰에서 수사 권한이 승인된 직원으로만 한정,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특사경을 운영하도록 허용되더라도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엔 형법처럼 의료기관의 건보료 부당청구한 행위를 형사 처벌할 근거가 없는 데다 둘 수 없기에 수사가 아예 불가하다"는 게 정 이사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특사경의 수사 범위를 규정하는 '직무규정'과 대상자의 인권침해를 방지할 '인권 보호 지침'을 둬 제한한 범위를 벗어나는 수사나 자료요구 시 징계와 특사경 지명을 박탈하는 등 제재 장치를 마련한다.
이와 함께 건보공단은 국민이 불필요한 과잉검사나 진료를 받지 않도록 복지부·심평원과 협력해 표준진료지침을 마련, 의료비 지출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현행 건강보험체계에선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되지 않아 의료이용에 제한이 없는 데다 병원 접근성이 좋으며, 환자의 적정 의료이용의 인식 부족으로 불필요한 의료이용이 발생하고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연간 70회 이상 외래이용자는 2019년 60만 명, 2021년 128만 명, 2022년 137만 명에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가장 많이 외래환자는 50대 남성으로 1년 동안 2천 번을 방문했다.
1일 매일 약을 먹는 환자는 10가지 종류 이상 117만 명, 20가지 종류 이상은 3만 명이다.
정 이사장은 이제는 자주 찾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이 좀 더 성의껏 진료기록을 확인, 따뜻하게 케어할 수 있도록 문화가 정착되길 바랐다.
건보공단은 외래 의료이용량을 기반으로 해 본인부담률을 차등화하는 제도를 검토 중이며 경증질환으로 생긴 불필요한 의료이용, 과다 약물복용 등을 필수적으로 관리할 주치의 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건보공단에서는 한국형 주치의제 도입을 위해 작년 지역 기반 환자 중심 일차의료 모형을 개발했으며 일산병원 내 일차의료개발센터를 통해 모형을 실증, 고도화하고 있다.
이렇듯 적정 진료를 위한 표준진료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심사평가원과 지속해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정 이사장은 외국인 피부양자의 의료목적 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하려는 가입기준도 공개했다.
정 이사장은 "외국인 피부양자의 의료목적으로 내한하려 하는 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건보 적용에 '필수 체류 기간'을 6개월로 규정하는 등 가입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외국인 피부양자 6개월 최소 체류 기간 도입 시 연 55억 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건보공단의 시각이다.
자격 강화대상은 연평균 9,439명으로 전체 외국인 피부양자의 4.9%에 속한다.
정 이사장은 "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없도록 꼭 필요한 진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면서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에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약 신속 등재, 소득수준 대비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재차 전했다.
개인이 부담한 연간 본인 일부 부담금은 개인별 본인부담상한액(2022년 기준 83~598만 원)을 넘을 때 초과액을 건보공단이 부담하는 본인부담상한제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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