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내과 박효진·김윤아 교수 연구 결과 발표
내시경 시술 환자에 '정원, 해변, 자연 소리'와 함께 '수중 장면 3~5분가량' 시술 직전에 시청
STAI 45점 이상 높은 상태 보이는 환자, VR 노출시 '불안감 10%' ↓
진정제에 만족도, VR 노출 그룹 '유의하게 높았다'
박 교수 "비약물적 도구로 부작용 줄이는 동시에 만족도 높이는 길 찾았다"
논문, 연세의대 종합 학술지 'YMJ(Yonsei Medi Journal)'에 게재
[보건타임즈] 내시경 시술 전 환자에 차분한 분위기의 가상현실(VR) 화면을 보여주면 불안감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왔다.
공황장애, 알코올 중독 등에 사용하는 디지털치료제의 역할, VR 기술의 활용 영역이 여타 의료분야로 확대된 것이다.
최근 위장내시경과 같은 건강검진 수검이 늘어나면서, 위장 질환을 치료하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 내시경 점막 박리술과 같은 내시경 시술도 증가하는 추세다.
외과적 절제를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검사 전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수검자들이 적지 않다.
이때 내시경 시 투여되는 진정 약물의 용량을 늘리게 되며 이 조치가 저혈압, 호흡 억제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선행연구를 통해 VR 기술의 정신건강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소화기내과 박효진(사진 左)·김윤아 교수(右)팀은 내시경 시술에 앞서 VR을 통해 불안감 해소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시술을 받은 환자 40명을 각 20명씩 나눠 내시경 시술 직전 VR에 노출된 그룹과 비노출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한 다음 VR 노출 그룹에 정원, 해변, 자연의 소리와 함께 수중 장면을 특징으로 하는 3~5분가량 클립을 시술 직전에 시청하도록 했다.
이후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력, 시술 종류, 시술 시간, 투약된 진정 약물 용량과 설문지를 통해 시술 전후의 불안도, 통증 정도, 시술 만족도, 진정 만족도를 각각 조사했다.
이 결과 STAI(상태 불안 척도) 45점 이상 높은 상태를 보이는 환자의 비율이 비노출 그룹에선 시술 직전 35%에서 50%로 증가한 반면, VR 노출 그룹에서는 되려 10% 감소했다(P=0.007). (표)
통증 점수와 시술에 대한 만족도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으나, 진정제에 만족도는 비노출 그룹(4.45±0.605)보다 VR 노출 그룹(4.85±0.366)이 유의하게 높았다.
STAI(State-Trait Anxiety Inventory)는 불안 정도를 측정하는 자기 보고형 단일 척도다.
이 척도는 상태 불안(유발 상황에서 느끼는 상태), 특성 불안(개인의 고유 불안 성향)을 측정에 사용한다.
각 20개의 항목으로 된 채점 결과는 20점에서 최고 80점까지 얻을 수 있도록 돼 있다. 45~80점 구간은 높은 불안 상태로 분류된다.
박 교수는 "내시경 시술 전에 불안이 증가하면 생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해, 환자 만족도는 물론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VR과 같은 비약물적 도구를 사용하면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 연구는 VR의 진정 효과를 확인한 선행연구 단계로, 이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라며 "향후 시술에 대한 환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VR 시술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Relieving Anxiety Through Virtual Reality Prior to Endoscopic Procedures(내시경 수술 전 VR을 이용한 불안감 완화)'란 주제로 연세의대 종합 학술지 'YMJ(Yonsei Medi Journal)'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5: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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