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건·주건, 입원의학센터 안선재 교수 공동연구
국내 뇌전증 환자 115명 '혈중 LCM 농도-약물대사효소 유전적 다형성' 연관성 분석
약물 대사 효소 유전적 다형성, '라코사마이드 혈중농도'와 연관성 밀접
이 교수 "향후 '환자 맞춤형 뇌전증 치료법 플랫폼'개발 초석" 기대
논문, 뇌전증 분야 전문 학술지 'Epilepsia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3세대 뇌전증 치료 약물 라코사마이드의 혈중농도와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CYP2C19의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사실(논문보기)이 밝혀졌다.
유전적 다형성은 같은 생물 집단 내에서 불연속적인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각 개인의 유전형을 고려하면 뇌전증 치료 약물 처방에서 환자별 최적 혈중 약물 농도 범위를 제시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사진 左)·주건(中), 입원의학센터 안선재 교수(右)팀은 2018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국내 뇌전증 환자 115명을 대상으로 혈중 라코사마이드 농도와 약물대사효소의 유전적 다형성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3일 이같이 발표했다.
라코사마이드(LCM)는 과흥분성 신경막의 안정화를 도와주는 3세대 항경련제다. 주로 전신 강직성 발작이나 간질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투여된 이 약물의 60%는 여러 CYP 효소에 의해 대사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CYP 효소의 유전적 다형성이 라코사마이드 혈중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한 임상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CYP2C19의 유전적 다형성이 라코마사이드 혈중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LCM을 1개월 이상 용량 변경 없이 복용한 115명 뇌전증 환자의 혈액샘플을 채취했다.
이후 단일 염기 다형성 분석(SNP: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해 들어갔다.
CYP2C19의 유전형에 따라 환자들은 ▲ 신속대사형(EM) ▲ 중간대사형(IM) ▲ 지연대사형(PM)의 세 가지 표현형 그룹으로 분류됐다.
이 결과, 라코사마이드 대사율을 나타내는 혈중농도/약물 용량 비율(C/D ratio)은 CYP2C19의 유전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그림 1)
혈중농도/약물 용량 비율은 신속대사형 그룹보다 중간대사형 그룹에서 약 13%, 지연대사형 그룹에서 약 39% 각각 더 높았다.
즉 같은 약물 용량을 처방하더라도 지연대사형 환자가 신속대사형이나 중간대사형 환자보다 훨씬 큰 혈중 약물 농도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약물의 효과성, 부작용 발생과 라코사마이드의 혈중농도의 상관관계도 함께 확인했다. (그림 2)
약물 투여 후 발작이 감소한 라코사마이드 효과 군의 혈중농도가 발작 조절되지 않는 비효과군보다 약간 더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라코사마이드의 효능이 혈중농도와 연관 있음을 보여준다.
또 약물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군의 혈중 약물 농도는 부작용 없는 환자군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시 말해 혈중 라코사마이드 수치가 부작용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라코사마이드의 용량과 효능, 부작용 확률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환자의 약 80%가 라코사마이드 6㎍/㎖ 이상의 혈중농도에서 임상 효능을 보였으며 10㎍/㎖를 초과하면 90% 이상의 환자에서 효과적이었다.
반면, 라코사마이드 혈중농도가 14㎍/㎖ 이하일 때 약 50%의 확률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부작용 확률이 20% 미만으로 줄이려면 혈중농도가 9㎍/㎖ 미만이어야 한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 뇌전증 환자에서 낮은 부작용 발생률과 높은 뇌전증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라코사마이드 혈중 약물 농도 범위를 6~9㎍/㎖로 제시했다. (그림 3)
이에 연구팀은 CYP2C19 지연대사형(PM) 환자는 신속대사형(EM) 환자보다 제안 범위 내에서 약 40% 낮은 용량을 처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간 연구팀은 라모트리진, 토피라메이트, 레베티라세탐, 옥스카바제핀, 페람파넬 등 여러 뇌전증 약물의 부작용 발생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약물의 혈중농도에 관여하는 요소들을 확인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면서 "연구결과가 미래 의학이 지향하는 ‘환자 맞춤형 뇌전증 치료법’을 개발할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Effects of CYP2C19 genetic polymorphisms on the pharmacokinetics of lacosamide in Korean patients with epilepsy'란 주제로 뇌전증 분야 전문 학술지 '에필렙시아(Epilepsia) 최근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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