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웅 교수팀, KIST조일주 박사팀, 이대 이상혁 교수팀, 인터마인즈 다수 기관과 공동 연구
'수천 개 오가노이드' 약물 반응성 고속·고효율로 검증
선 교수 "신경관 결손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 모델 만드는데 활용 가능"
논문, 네이처 자매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게재
[보건타임즈] 선천성 발달장애 중 하나인 신경관 결손을 예측,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선웅 교수(사진)팀이 신경관 형성을 모사하는 척수 오가노이드 개발에 성공, 오가노이드 기반의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선 교수팀의 주도하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박사팀,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이상혁 교수팀, 인공지능벤처기업 인터마인즈(대표 김종진)등 다수의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체외 배양을 통해 줄기세포로부터 형성되며, 생체 내의 발달 과정과 구조적 특징을 그대로 모방하며 형성되는 '미니 장기'이다.
동물 실험은 윤리문제뿐만 아니라 질환 기전 연구나 신약 개발에 명확한 한계가 존재해 인간의 발생 과정 탐구, 질환의 원인 파악, 약물 개발과 부작용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오가노이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신경관 결손은 선천적 기형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연간 약 30만 명의 태아에게서 발견된다.
신경관은 뇌,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의 기반이 되는 발달 초기 신경조직으로 다른 조직과 상이한 초기 형태형성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태아 형성 과정에서 낭배형성이 일어나게 되면, 배아의 등 쪽에 위치한 특정 세포가 모양을 변형하며 신경관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신경관 형성(Neurulation)이라고 한다.
이때 신경관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비정상적인 신경관 접힘 과정이 선천성 발달장애 중 하나인 신경관 결손(Neural tube defects)을 일으킨다.
인간의 경우 신경관 형성 과정은 임신 3주차에 발생해 인간 특이적인 신경관 발생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는 물론 신경관 결손 발병기작과 예방 연구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한계가 있었다.
2015년부터 척수 오가노이드를 개발한 선 교수팀은 신경관 형성을 모사하는 척수 오가노이드 제작방법을 확립했으며, 나아가 조직학·전사체·전기생리학 분석을 통해 실제 척수 조직과 유사함을 검증해냈다.
이 결과, 이 제작 기술은 오가노이드의 임상기술 적용 부분에서 중요한 요소인 재현성과 정량성에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줄기세포 배양 기술, 최신 3차원 이미징 기술과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을 통해 High-through screening 접목을 가능하게 했다.
이 결과로 수천 개의 오가노이드의 약물 반응성을 고속·고효율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임산부에 투여할 시 신경관 결손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위험 약물군을 포함해 총 6종의 항경련제를 선별, 이를 이용한 신경관 결손 모델링을 수행했다.
이 결과, 기존 임상 결과와 동일하게 위험약물 처리군에서만 비정상적인 형태형성과정과 신경관구조가 관찰됐다.
이로써 척수 오가노이드 모델의 활용성 검증을 성공했다.
이 연구책임자 선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척수 오가노이드는 약물개발의 임상 단계 이전 연구를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로써 신약 개발과 약물 안전성 테스트의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오가노이드 기반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신경관 결손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 모델을 만드는데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사업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Production of human spinal-cord organoids recapitulating neural-tube morphogenesis'라는 주제로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IF=25.671)> 최신호(3월 28일자)에 게재됐다.
선 교수는 1991년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석·박사를 마친 후 일본 오사카대,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연수를 지내며 2002년부터 현재 고대의대 해부학교실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고대의대 연구교류부학장을 지냈으며, 아시아태평양 신경화학회 총무이사, 'IInternational Journal of Stem Cells' 편집위원장 등으로 활발한 대외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2017년 고려대 교우회 학술상, 2020년 제18회 화이자의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오가노이드 연구 과정을 기록한 저서 나는 뇌를 만들고 싶다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18년 고려대의료원이 발표한 차세대 바이오메디컬 분야를 이끌어갈 '미래의학 10대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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