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장시간 근로' 건강한 생활습관에 악영향 끼친다

강모열 교수팀, '근로시간-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 연관성' 분석
52시간 초과 근무자 '흡연 21%↑, 고위험 음주 12%↑, 운동 20%↓'
강 교수 "장시간 근로, 건강과 삶의 영역에 나쁜 영향 미치는 유해요인으로 인식 필요"
논문, 국제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게재

[보건타임즈] '장시간 근로'가 건강한 생활습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논문보기)가 나와 주목을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사진 교신저자),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동욱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한국의료패널 자료(2011~2014년)를 활용해 임금 근로자 6,937명을 대상으로 주 평균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주 평균 근로시간이 증가할수록 흡연, 음주, 운동, 수면시간 등에서 나쁜 생활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이 비선형적 연관성 분석법을 이용해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1주 평균 근로시간이 증가할수록 흡연할 가능성이 컸으며, 같은 흡연자라도 근로시간이 길수록 흡연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음주의 경우 근로시간이 길수록 가능성이 큰 데다, 술을 마시는 사람 중 음주량이 증가하는 이들이 관찰됐다.
또 근로시간이 길수록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이 줄었으며 수면시간은 감소했다.
연구팀은 연간 단위로 반복측정된 패널 자료를 이용해 시간 불변 변수를 통제함으로써 연구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주 40시간 근로자를 기준으로 52시간 초과 근무자의 건강 생활습관 위험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을 비교한 결과, 흡연할 가능성이 21% 높았으며, 흡연자 중 6.7%에서 많은 흡연량을 나타냈다.

고위험 음주를 할 가능성은 12% 더 높았으며, 술 마시는 사람 가운데 9.1%에게서 더 음주량이 많았다.

고위험 음주는 최근 1년 동안 술을 마시는 날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했을 때를 의미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할 가능성은 20% 낮았으며,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8% 더 짧았다.
즉, 장시간 과로로 쌓인 스트레스를 충분한 수면이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데다 흡연, 음주와 같은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그동안 장시간 근로가 뇌심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역학적인 분석과 스트레스 인자로 작용해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과 혈압 상승 등의 기전을 통해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 나쁜 생활습관으로 변화시켜 질환의 발생에 기여한다는 식의 연구결과들이 제시돼왔지만, 근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장시간 근로가 근로자의 흡연, 음주, 운동, 수면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제시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장시간 근로는 단순히 개인이 근로할 시간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삶의 영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요인으로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업무상 질병 심의 시 개인 생활습관이 나쁜 경우, 질병의 원인을 개인 탓으로 돌리곤 하는데, 이런 생활습관도 사실 근무 조건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The relationship between working hours and lifestyle behaviors: Evidence from a population- based panel study in Korea'이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