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교수 "알츠하이머, 진단 내려지기 15~20년 전부터 이미 뇌에 병리 변화 시작"
[보건타임즈] 가정의 달 부모님의 노년을 떠올리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이 질환은 흔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여러 어려움을 겪는 병으로 비춰져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촉발된 병적인 노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나타난다.
또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면 경과를 변화시키거나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줘 예방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치매의 원인과 치료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상봉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치매 VS 경도인지장애 VS 주관적 인지장애' 차이
치매 원인, '매우 다양‥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 치매 80~90% 차지'
경도인지장애,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기능 장애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상태'
주관적 인지장애. 신경 심리검사 결과 '이상 없는 상태'
인지기능이란 인간이 외부 세계의 정보를 이해하며 판단해 행동하는 과정에 필요한 모든 뇌 기능을 말한다.
이중 기억력, 언어능력, 계산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실행기능, 주의집중력 등의 장애가 치매 환자에서 나타난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어떤 후천적 원인으로 기억력을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을 하면서 상당한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기능 장애가 있더라도 일상생활 수행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를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문제는 이들 중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다는 것에 있다.
기억력 저하로 여겨 신경 심리검사를 해보면 이상이 없는 상태를 '주관적 인지장애'라고 한다. 정상노화, 주관적 인지장애, 경도인지장애, 치매 사이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며, 개인의 유전적 소인, 환경적 요인, 노화 차이에 따라 임상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등의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 치매가 80~90%를 차지한다.
이상봉 교수는 "치매 원인질환의 5~10%는 정상 뇌압 수두증, 갑상선 저하증, 신경매독, 에이즈 감염, 비타민 B12 결핍, 약물 부작용, 알코올 중독, 독성물질, 우울증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치매는 자세한 문진과 신경 심리검사, 혈액검사, 뇌 영상검사(CT, MRI, PET),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아밀로이드나 타우-PET 영상, 뇌척수액 검사 등 생물 표지자를 이용한 진단법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진단이 내려지기 15~20년 전부터 이미 뇌에 병리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다"며 "향후 치매의 진단과 치료약물 개발에서 '증상발현 전 단계'의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이 분야의 활발한 연구가 계속돼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특정 부위(측두엽, 두정엽 부위)에 신경독성을 가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뇌세포가 죽거나 뇌세포 간의 신경망들이 끊어지면서 점차 악화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엔 대부분 단순한 기억력 저하로 시작되다가 병이 진행하면서 언어 구사력, 이해력, 읽고 쓰기 능력 등의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매사 불안해한다거나 공격적이 되며, 무작정 집을 나와 길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기도 한다.
이 증상은 65세 이상에서 주로 나타나며 유병률은 65세 이후 5년이 지날 때마다 2배씩 증가한다.
혈관 치매는 인지기능과 행동조절에 관여하는 대뇌 부위에 생긴 뇌혈관질환의 후유증으로 치매가 유발된 상태를 가리킨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는 최근 기억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혈관 치매는 뇌졸중 후에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 계단식으로 나빠지며, 국소 신경학적 이상소견(요실금, 보행장애, 구음장애 등)이 동반하는 차이점이 있다.
'망상, 환각, 공격성 등 증상' 약물‧비약물 치료로 조절
치매 발생 촉진하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심한 불면증 등' 적절한 평가와 치료 필요
아세틸콜린은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지면 기억력, 학습능력, 주의력 감퇴 등이 생긴다.
최근엔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뇌 신경 손상으로 아세틸콜린이 감소, 아세틸콜린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주는 세 가지 종류의 약제가 개발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 뇌 신경 세포 흥분성 손상과 연관된 NMDA 수용체를 억제하는 약제를 병용,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제들은 치매를 완치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일부 인지기능 장애를 완화해주며 치매가 악화하는 것을 지연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가족의 부담을 줄여준다.
치매 가족을 힘들게 하는 망상, 환각, 우울증, 수면장애, 배회, 초조, 공격성 등의 정신행동 증상은 치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물 또는 비약물 치료방법으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수면장애와 치매가 연관성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는 치매 발생을 촉진할 수 있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심한 불면증 등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혈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과음 등의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적절한 신체 활동과 인지 자극 활동, 규칙적이면서 꾸준한 운동(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댄스)이 치매나 뇌혈관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중앙치매 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치매 종합포털 모바일 앱 ‘치매 체크’를 이용하면 치매와 관련된 여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코로나 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요즘 이 앱에 소개된 치매 예방 운동법, 인지 자극 활동 등을 집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건강한 뇌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