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대한치매학회, “치료가이드라인-비 약물행동지침 제작 착수”

치매환자서 흔한 증상은 ‘BPSD’
‘공격폭력 등 행동증상에 우울증 정신증상, 수면장애 동반’ 등 다양

박미영 학회장

김상윤 이사장

치매환자라면 가장 먼저 기억력 저하, 언어장애, 실행능력의 감퇴, 길 찾기 장애 등의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떠올린다.
인지 기능이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과 추상적 사고력 등 지적 능력을 가리킨다.
각 인지기능은 특정 뇌 부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흔하게 나타나는 또 다른 것들로는 바로 각종 행동과 신경정신증상 등이 있다.
이를 행동정신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BPSD)라고 한다.

이 증상엔 초조, 안절부절못함, 공격과 폭력행동, 반복행동, 배회 등의 행동증상과 망상, 환각, 우울증, 불안, 조증, 무감동, 의욕저하와 같은 정신증상, 그리고 수면장애, 섭식장애, 비종상적 성적행동 등이 모두 포함된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론 알츠하이머병이 있다.
이 병은 치매환자의 발병질환으로 가장 많다.

치매학회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 백범기념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겸한 보수교육에서 ‘치매환자의 이상행동정신증상의 중요성’을 주제로 효율적 관리를 위한 전문가의 견해를 토론하는 한편 최신지견을 나눴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치매치료지침’ 제작 보급
보호자 통해 환자 돌봄 도울 ‘비약물 행동 지침’ 제시

사진) 왼쪽부터 대한치매학회 양동원 총무이사, 박미영 회장, 김상윤 이사장, 박기형 홍보이사

대한치매학회 김상윤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은 8일 기자와 만나 “흔히들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엔 인지장애, 신경정신증상, 일상생활능력 저하 이상 3가지가 있다”면서 “이중 환자, 보호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신경정신증상이다. 이 증상은 의사들 간의 용어조차 통일이 안 돼 의료정보전달에 오류가 생겨 새롭게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정의와 질병 군 분류 등의 지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급하려한다”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보호자가 알아야 할 간단한 비 약물치료의 간단한 의학지식을 습득해도 알츠하이머환자의 신경정신증상을 많이 줄여줄 수 있는데 잘 몰라 못한다”면서 “가령 환자가 여행 시 새로운 환경에 불안, 초조해할 때 평소 덮고 자던 이불만 바꿔줘도 숙면하게 된다. 이처럼 간단한 조치를 알지 못해 신경을 못 써 환자의 입원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 큰 차이가 벌어진다”며 “이를 간호사들도 알게 되면 증상호전에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형 홍보이사(가천대 길병원 신경과)는 “이상행동정신증상은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알츠하이머환자라도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른 증상을 나타내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세심하게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증상조절을 약물이 필요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며 난폭하게 공격성을 보인다거나,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가 안 좋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의료인들이 능숙치 않은 이상행동증상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어떤 경우에 약물로 치료할 것인지 기본적인 개념들을 습득할 수 있게 하거나 보호자를 통해 집에서 환자를 돌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비약물 행동 지침을 학회가 제시하려한다”며 “책자를 준비하기 위해 연구회 조직했다”면서 “올해 가을부터 착수, 이르면 내년이나 후년 쯤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치매 진행 동안 환자 90% 이상서 ‘행동정신증상’
간병하는 보호자 감당 못해 ‘요양보호시설’에 위탁

학회에 따르면, 치매가 진행되는 동안 90% 이상의 환자에게서 한 가지 이상의 행동정신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들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게 돼 결국엔 요양보호시설로 보내야 할 처지가 된다.

환자는 자신의 행동정신증상으로 일상생활과 신체 상태에 악 영향을 미쳐 건강과 치매증상이 더 악화된다.
게다가 행동정신증상은 보호자까지 모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치매환자의 돌봄에 들어가는 비용을 증가시켜 앞서 인지기능 뿐 아니라 행동정신증상에 대한 선 치료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행동정신증상의 대처는 정확한 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우선 병원을 방문해 치매전문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선 신체질환의 검진을 포함해 환자의 전반적인 인지기능 상태와 행동정신증상을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동정신증상은 증상관찰, 환자를 잘 아는 보호자와 면담, 설문지, 척도검사들을 통해 평가하게 된다.

행동정신증상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를 조절해 환자와 보호자 모두의 안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어서 환자 증상의 경, 중에 대한 눈높이가 주치의사와 보호자가 같아야 하며 어떤 증상을 치료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확진위해선 “신체질환 검진, 인지기능과 행동정신증상 평가”
치료론 ‘先 비약물 치료에 필요시에만 약물치료’
처방약 ‘신경이완제, 항우울제. 안정제, 항경련제 등’
“부작용에 주의 반드시 치매 전문가의 진료 후 약물 선택”

김 이사장은 “치료로는 비 약물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우선 비약물적 치료가 시도돼야 하며, 약물치료는 필요시에만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약물치료는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생활환경 개선/교정과 행동 개입/관리가 대표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령 환자가 거울에 비춰진 얼굴이 자신인지를 모르고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경우 모든 거울을 치우는 것이 제일 좋은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TV를 보고 난 후 흥분하거나 화면 속에 등장인물이 실제인줄 착각하고 싸울 땐 원인을 제공한 TV를 못 보게 하는 것이 약을 쓰는 것보다 더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 이사장은 “비 약물적인 방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거나 환자의 증상이 너무 심해 신체적 인지적 악 영향을 끼칠 때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보호자나 환자 스스로에게 육체적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중등도 이상의 행동정신증상에 대해선 치료목표를 정해 짧은 시간 안에 제한적으로 약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사용약물은 신경이완제, 항우울제. 안정제, 항경련제 등으로 혹시 생길지 모를 부작용에 주의가 필요해 반드시 치매 전문가의 진료 후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동정신증상의 효율적인 관리로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유지가 필수적이다.

보호자가 치매환자의 행동정신증상을 이해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치매를 전문으로 보는 의사의 숙련된 임상능력이 필요해 이번에 전문가적 견해를 토론하고 최신 지견을 공유하게 됐다는 게 이번 학회의 근본취지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
인지기능저하에 ‘우울증 등 정신행동 증상’ 흔히 동반

치매로 악화되는 알츠하이머병은 어떤 질환인가(?)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 장애 등의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초기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 문제를 보이다가 더 악화되면서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

말기에 이르면 경직,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또는 대소변 실금, 감염,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까지 나타나 결국엔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병변으로는 환자의 뇌 조직에서 신경반(neuritic plaque),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 등과 신경세포 소실로 전반적인 뇌 위축의 소견이 보인다.
초기에 주로 기억력을 담당하는 주요 뇌 부위인 해마와 내후각뇌피질 부위에 국한돼 나타나지만 점차 두정엽, 전두엽 등을 거쳐 뇌 전체로 퍼져나간다.

이러한 뇌 병리 침범 부위의 진행에 따라 초기에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다가 더 악화되면 점진적인 경과를 보이면서 임상 증상이 다양해지고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