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료 환경이 계속 안 좋아지면서 병원경영이 너무 어렵다. 여기에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안정과 만성질환 보장성 강화를 내세워 계속 수가를 낮춰가며 압박해와 병원운영이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말 그대로 위기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승기배 병원장(사진)은 16일 병원 21층 대회의실에서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워진 지금의 의료 환경을 위기”라며 이를 타개할 개선안들을 밝혔다.
이날 승 병원장은 “지난해 빅5병원 중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2곳만 겨우 흑자였을 뿐 나머지 3곳은 적자였다”면서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부속병원 8곳도 경영이 어려워 우리가 보조를 해주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에 몸담았던 의료인 50여명이 얼마 전에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왔다”며 힘들어진 의료 환경을 전했다.
그는 “이처럼 나빠진 의료 환경 탓에 겪는 경영의 어려움을 서울성모병원은 ‘선택과 집중의 경영’으로 타파하겠다”면서 “지금의 위기를 서울성모병원만의 가진 특화된 ‘무기’로 발전의 기회를 삼겠다”고 말했다.
승 병원장은 가장 먼저 ▲조혈모세포이식센터(BMT센터), 안 센터, 심뇌혈관센터, 장기이식센터의 특성화 ▲우수의료진과 첨단장비의 인프라 구축 ▲내실 있는 병원경영 ▲세계적인 연구중심병원으로 육성 등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 가운데 이미 전문센터의 특화를 이뤘거나 완성단계에 들어간 몇 곳을 소개했다.
승 병원장은 “‘백혈병의 4차 의료기관’으로 불리며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5,000례를 돌파한 BMT센터와 처음으로 인공 각막이식수술을 성공하면서 연간 국내 이식수술의 50% 이상을 맡아오는 안 센터 등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분야를 최소 3~4개 이상 육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성모병원 심혈관센터 내에 새롭게 마련된 수술과 시술을 융합한 최첨단 하이브리드 수술실도 특화된 ‘무기’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장기이식센터의 경우 지난 196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후 최근 신장이식 2,000례, 간이식 700례를 돌파하면서 앞선 의술로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고 전해줬다.
승 병원장은 “이들 센터들이 대표적 중증질환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미 갖춰진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장비 등 인프라로 탄탄한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유수한 의료기관과 견줘 만족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면서 “글로벌 리딩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은 맡은 역할이 있듯 중증도가 높은 질병을 치료하는 곳이 돼야 한다”며 “빅5병원의 경우 병상수가 많고 다른 병원들은 대형화에 치중하려하는 인상을 주지만 질이 양보다 우선이란 현실이 다가오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면서 “서울성모병원은 특화된 3~4개 분야를 동력으로 삼아 미래를 준비해나겠다”고 덧붙였다.
승 병원장은 세계적인 연구중심병원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안도 내놨다.
그는 “이를 위해 국내외 우수 연구자 영입과 함께 ‘연구인재 꿈나무 키우기’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선 연구 공간 확충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은 별관을 연구병원으로 기능을 바꾼다.
그는 “하루아침에 연구중심병원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면서 경쟁력 있는 교수들이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영입할 것이며 개인소신이지만 교원 채용 시 쿼터제로 30~40%를 타 대학 출신 교수를 임용하는 것을 제도화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교직원의 결속을 통해 내실화에 주력하겠다”는 말도 꺼냈다.
“이상적인 조직은 자율적으로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 공통된 목표를 향해 경우다”며 앞으로 내부 교직원을 한마음으로 결속시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화합을 통해 내실강화에 나서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승 병원장은 “병원을 교직원 모두가 행복해 하는 곳으로 만들 것이며, 선배 교직원들이 이뤄놓은 오늘의 발전된 병원이 존재하는 만큼 자신도 낮은 자세로 교직원들의 고견과 고충을 경청,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외적으로 존경 받는 병원, 가치를 사회로 확산시키는 병원, 지속 발전하는 병원이 되려면 사회공헌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자신이 평소 가져온 철학을 공개했다.
승 병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을성모병원의 자선진료 건수는 2012년 3,710명에 31억 원 규모다.
이중 러시아, 몽골, 중국, 방글라데시 등 12개국 112명(연인원)에게 약 3억 1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행사에 매년 참여해 외국인 환우를 국내로 초청, 무료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해외환우 유치와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JCI 인증을 통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환우를 유치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환우 유치에 힘쓴 결과 최근 2년간 30% 이상의 환우 증가 실적을 거뒀다는 게 송 병원장의 설명이다.
승 병원장은 “앞으로 서울성모병원의 세계적인 첨단 의료기술을 세계에 알려 외국인 환자의 국적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외국인 친화적 진료 인프라를 갖춰 향후 신 성장 동력이 될 의료관광 활성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6:11:37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