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홍보대사 건강 지킴이’ 활동
6~70년대 최고의 히트영화 별들의 고향의 원작 소설가 최인호 씨(사진/출처 그의 블로그)가 25일 오후 7시 02분 서울성모병원에서 희귀 ‘침샘암’과 싸우다 향년 68세로 별세했다.
그가 자신을 쓰러트린 ‘침샘암’을 알게 된 2008년 6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인 최 작가는 “당시 목 부위에 덩어리가 만져진다”며 사돈인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조건현 교수를 찾아 상담하게 됐으며 침샘 쪽에 종양이 의심된다는 소견에 따라 이비인후과의 정밀 진단을 받게 됐고 의료진으로부터 평소 듣지 못했던 희귀 침샘암이란 확진 받았다.
이때부터 고인은 고통스런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침샘암은 어떤 병인가(?)
침샘암은 국내에서 연간 200~300명 정도 소수에게서 발병하는 흔치 않은 병이다.
침을 생산, 분비하는 침샘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희귀병은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 여러 소 침샘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침샘암은 보통 양쪽 귀의 아래쪽에 넓게 퍼져 있는 귀밑샘에서 발견된다.
침샘암이 악성종양이라도 절제하기가 가능한 크기에서 일찍 발견하게 되면 수술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침샘암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일찍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서둘러 수술을 집도한 이비인후과 김민식 교수는 “고인에게서 발견된 침샘암은 이미 병기가 4기까지 진행돼 위독한 상태였으며, 암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 1년 후 침샘암이 재발했으며 폐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고인의 주치의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이미 수술 후 방사선치료까지 마친 상태여서 전신 항암치료만 가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1년간 항암치료 후 부작용과 독한 약을 견디기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정기적인 외래 진료만 받았다.
이후 상태가 악화된 고인은 지난해 봄 폐렴으로 서울성모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암 진행은 더 심해져 고인의 병세는 더 악화됐으며 방사선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기도가 좁아져 호흡과 음식 넘기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주치의 강 교수는 “퇴원과 입원을 반복하다 올해 또다시 폐렴으로 입원한 고인은 늘 만날 때 마다 껴안아 주셔서, 의사인 내가 오히려 기를 받았다”면서, “고통스런 투병 중에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시는 날까지 환하게 웃으며 주위에 많은 사랑을 건네준 분이었다”고 되새겼다.
또 강 교수는 “이젠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게 됐지만 유작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서울성모병원 21층 병동에서 여명을 바라보며 자신의 눈에 비친 도시의 모습에서 병든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회고했다.
강 교수는 고인이 서민적인데다 일반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을 무척 좋아했으며 항상 열정이 많은 작가로 기억했다.
고인은 이런 투병 생활 중에 2009년 4월부터 3년간 서울성모병원 홍보대사로 임명돼 투병건강 지킴이로 활동해왔다.
그는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최고의 서울성모병원 홍보대사에 위촉돼 영광이며,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1963년 단편 '벽구명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한 후 4년 뒤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작가는 명가, 도시 사냥꾼,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잃어버린 왕국 등 한국문학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으며 영화 바보들의 행진, 겨울 나그네, 드라마로는 상도, 해신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8일(토) 오전 7시로 예정돼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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