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최선 수술법 선택은 ‘의사 몫’‥결과 나빴지만 과실 아니다"

의사가 환자의 증상이나 질환상태에 맞춰 재량껏 최선의 수술방법을 선택, 시행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합리적인 치료범위에서 벋어나지 않았다면 과실로 볼 수 없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이 결정은 진료결과만 잣대로 삼던 여타재판과 다르게 수술마다 차이가 있거나 장단점이 있다는 의학지식이 배려돼 관심을 끈다.
이 때문에 진료 결과로만 과실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게 판결의 요지가 됐다.

이 사건은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연성 고정술을 받은 척추관 협착증 환자 000씨가 "수술 후 허벅지의 감각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에 시달린다"면서 자신을 수술한 오산시 소재 모 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000씨를 상대로 "나사못을 이용한 고정술을 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사건의 발단은 환자 000씨가 무리하게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 통증이 생겨 2005년 치료 차 찾아간 의사 000씨로부터 추궁절제술과 추간판 절제술 등을 받은 뒤 아팠던 증상이 일부 개선됐지만 수술 열흘째 이후 잦은 외출을 하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아픈 증세에 시달려왔다.

관찰결과 척추관 지지대인 왼쪽 케이지가 후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한 달 반쯤 집도했던 의사 000씨는 병원을 사직하면서 후임자에게 환자 000씨의 소견을 주지시키지 않았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나사못 고정술 등 재수술을 받았지만 오른쪽 허벅지 감각이 50% 떨어져 후유장해진단을 받았다.

이 사건을 다룬 1심 재판부는 케이지가 이탈하지 않도록 견고하게 고정해야 될 수술을 대신 아직 보편화되지도 않은데다 내고정력이 떨어지는 수술법을 선택한 의사000씨의 과실을 인정, 1억 원을 배상하라며 환자000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 재판에선 판결이 뒤바꿨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최근 열린 공판에서 "병원 측의 후속 조치와 의료 상 과실을 인정하지만 연성 고정술이란 수술법을 선택한 의사의 결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환자 의 변호인이 주장한 경성 고정술의 경우 강하게 고정함으로써 척추운동의 제한과 나사못 파손 등의 합병증이 뒤따라 최근 다양한 연성 재질로 만든 고정기기를 이용한 척추고정술이 시도되곤 한다"며 "안 좋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 합리적인 치료범위에서 연성 고정술을 시도한 것을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환자도 수술 이후 추체간의 유합이 제대로 이뤄져 수술부위가 견고하게 고정되도록 안정과 휴식을 취했어야 시기에 잦은 외출을 하는 등 증세를 악화시킨 잘못이 인정된다"면서 "병원은 20%만 손해배상의 책임을 있다"며 "5,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