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에 ‘융복합연구병원(가칭)’ 설립을 추진하겠다”
오병희 사울대병원장이 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당시 발표했던 창조·공감·혁신 3대 키워드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이 같은 밑그림을 꺼내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 병원장은 치료 중심의 현 의료모델에 첨단기술 기반의 ‘질병관리와 예방 프로그램’을 융합한 새 의료 패러다임을 도입함으로써 ‘발전 가능한 국가의료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융복합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현재 장단점을 보완하는 등 노력 중”이라면서 “나올 결과물에 따라 융복합연구원 또는 연구병원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400병상 이상’ 건축‥‘1,500억 이상 재원’ 소요
투입될 자금 ‘70% ’ 기부금으로 충당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400병상 이상 규모의 융복합연구병원을 세우려면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 인프라 구축 사업에 70% 이상의 재원을 스스로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아직 마련할 방안이 없는 상태지만 열심히 발로 뛰겠다”며 투자 자금 안을 확보하는 대로 융복합연구병원 설립의 청사진을 단계적으로 그려나갈 방침임을 알렸다.
그는 "지금으로선 병원 경영에 여러 어려움이 겹쳐 투자 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대안으로 "국립대병원들도 적극적으로 나서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나눔의 환경변화를 예고했다.
현재 국립대병원의 모금활동은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묶여 있는 상태다.
그는 “요즘 병원들의 적자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결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면서 "서울대병원도 정부에 기부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의대 부속병원의 경우 기부금을 받을 수는 있지만 국립대병원은 법의 제약을 받아 적극 나서 모금에 나서지는 못한다. 허용된다면 어린이병원의 적자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의료기술 개발 통해 ‘새 수익구조’ 만들어내겠다”
전체 매출액 중 5~10% 적자 ‘정부 지원’ 기대
그는 적자를 메우기 위한 방편으로 또 다른 대안도 내놨다.
오 병원장은 “신의료기술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병원의 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으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전체 매출액 중 5~10%의 적자가 발생한다면 이 정도는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 "장기적으론 환자에 도움 될 듯"
"DRG, "양날의 칼 건보재정 보호용 활용도구-병원엔 의료수익 저하”
오 병원장은 최근 의료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원격의료와 포괄수가제 확대 적용에 의견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그는 원격의료의 경우 장기적인 포석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봤지만 포괄수가제 확대 적용은 시행과정에서 드러나는 장단점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 병원장은 “원격의료는 첫 소절 다시 말해 정의부터 논의할 게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되는 만성질환자의 관리는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모바일·IT 기술 등의 도움을 받아 원격의료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병원에 자주 찾지 못하는 환자에게 수준 높은 의료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도 나와 있다”며 “일부 필요한 곳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결과를 확인한 뒤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그는 “포괄수가제는 장단점이 있다. 건보재정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굉장히 좋은 활용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이 제도로 제약을 받는 병원으로선 무척 불편한데다 의료수익을 저하시킨다”며 양날의 칼이라는 표현을 썼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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