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지 않는 아이가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하고 있다면?
믿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사실일 수 있다.
아이들이 즐겨 찾는 청량음료, 초콜릿을 비롯해 이른바 에너지음료까지. 카페인 함유량이 만만치 않다.
카페인 음료는 적절히 마시면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지만, 과다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는데다 심각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연 우리 아이에게 적당한 카페인 하루 섭취량은 얼마일까.
카페인은 커피열매를 비롯해 코코아열매, 콜라나무열매, 차나무 잎 등 약 60종 식물에 함유돼 있는 성분으로 현재 다양한 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카페인은 적절히 먹게 되면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등 몸에 좋은 효능을 발휘한다. 반면, 과하면 가슴 두근거림, 얼굴 홍조, 구토, 어지러움,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켜 주의해야 한다.
한 번에 다량의 고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부정맥, 사지냉한, 동공산대, 허탈 등과 같은 증상을 낳고, 때로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대개 알려진 카페인 치사량은 10,000㎎(아메리카노 기준 약 100잔, 에너지음료 130캔) 정도다.
이처럼,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페인을 많이 먹으면 효과가 더 좋아질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카페인은 적정량을 초과하면 오히려 불안감을 유발할 뿐만아니라 집중력과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피로를 누적시킨다. 육체적, 정신적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카페인 과량 섭취는 불면증, 집중력 저하, 구토, 극심한 흥분, 떨림 등을 일으키며, 카페인 의존도가 심해져 성장장애, 행동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하루에 에너지 음료 1캔이 적당하다
청소년들의 카페인 섭취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어른의 경우 하루 권장량이 400㎎ 이하다.
신체 발달이 미숙해 카페인 배출 속도가 느린 소아·청소년은 몸무게를 기준으로 카페인 섭취 권장량을 정한다. 보통 몸무게 1㎏을 기준으로 카페인 2.5㎎을 적당한 섭취량으로 잡는다.
즉, 몸무게가 50㎏ 청소년은 하루에 카페인 125㎎이 적당하고, 70㎏이면 175㎎까지 괜찮다.
이 같은 기준에 맞춰 식약청은 중·고등학생(몸무게 50kg)의 경우에 커피전문점 커피 1잔, 에너지 음료 1.3캔, 액상커피 1.5캔, 캡슐커피 1.7잔, 조제커피 2.6봉 등 각각의 양이 하루 섭취 권장량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권고했다.
카페인 음료는 피로회복제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청소년들이 훨씬 더 카페인을 섭취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고카페인 음료, 이른바 에너지음료가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탄산음료에 카페인을 고함량으로 첨가한 음료는 각성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 같은 고카페인 음료에 비타민을 혼합해 자체 제조한, 이른바 붕붕주스다.
이 음료는 카페인 함유량이 과도하게 높다.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이 주스는 1회 섭취 시 아메리카노 10잔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과 같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전국 청소년 5천405명을 대상으로 고카페인 음료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1/3이 넘는 39.6%의 청소년들이 지난 한 달간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한 경험이 있고 하루 최대 20병까지 마신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는 하루에 어느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을까. 아이들이 어떤 음료를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일이다. 카페인 함유 음료는 결코 피로 회복제가 아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8:10:27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