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
최근 의료분쟁조정법개정안이 시행돼 의료사고 보상 50%를 부담하게 되면 산부인과 전공의의 90%가 “분만의사를 포기겠다는 여론 조사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은 입법 예고된 상태다.
이 같은 내용은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지난 해 12월 전국 산부인과 전공의 4년차(2012년도 예비 전문의) 60명을 대상으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나왔다.
이중 분만의사가 되겠다는 전공의 35명 중 90%가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법률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저출산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산부인과의 의사 수급은 물론 분만의사가 부족해지고 의료의 질도 떨어져 지금보다 더 큰 분만 대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을 시사한다.
전공의들의 90% 이상은 “의료분쟁조정법 도입은 산과의 안정적 진료환경을 해치고, 환자와 의사간 갈등만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산부인과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산모사망의 원죄를 산부인과 의사에 씌우는 사회적 분위기로 자괴감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29%는 근본적으로 분만을 담당하는 의사가 되는 것에 회의를 가졌다.
이유로는 첫째 분만 자체가 갖는 불가항력적인 상황 발생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다(87%) 둘째 분만의료분쟁이 너무 잦다(74%) 셋째 응급이 많아 개인 여가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70%), 넷째 낮은 산과 수가로 분만실 유지 부담(57%) 다섯 번째 분만의사에 대한 사회의 존중 결여(39%)였다.
또 “수련 1년차 때 시행령이 발표됐다면 전공의 수련을 아예 포기했을 것”이라는 지원자도 무려 44%나 나왔다.
실지로 올해 전공의 모집 기간에 발표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의 영향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이미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은 2006년 64%이후 2007년 62%, 2008년 55%, 2009년 76%, 2010년 64%, 2011년 66%로 ‘7년 연속 미달’되고 있는 상태다.
올해도 정원을 20명 감원했지만 69%에 그쳤다.
더구나 수련 기간 중에 중도 포기자가 많아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 수는 2000년~2004년 240~270명 선, 최근에는 100명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전문의 시험 응시자는 91명에 불과했다.
최근 산부인과 의원의 폐업이나 분만실 폐쇄 현상이 매년 늘어나는 시점에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될 경우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수련이나 분만의사를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 국가적인 분만시스템 붕괴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안의 내용 중 국가와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사고 보상 50%를 부담하게 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뜻하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분만사고의 원죄를 의사에게 떠넘기는 정부의 시각은 앞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을 더욱 하락시키고, 전문의들이 분만을 포기하게 한다. 결국 건강한 분만과 출산을 저해하게 해 산부인과에 부담시키는 대안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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