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술 비를 낮춰가며 '환자유치'에 나서는 안과와 피부과 그리고 비만전문의원 등 병·의원이 늘고 있다.
이들 병·의원의 홈 사이트에서 시술받으려는 질환을 '클릭'만 하면 시술가격이 떠올라 미리 비교한 후 입맛에 맞게 병의원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됐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환자유인행위'로 여겨 시술 비 공개를 금지됐던 의료법이 지난 1월 31일부터 병원급 의료기관은 의무적으로, 의원급의료기관은 원한다면 홈 피에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게재할 수 있도록 개정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요즘은 여름방학과 휴가시즌이 되면서 안과와 피부과, 비만전문의원 등을 중심으로 홈페이지에 제모나 시력교정 등 표준화된 시술의 가격을 다른 병원보다 더 싸게 공개하는 방식의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대부분 비급여 분야에다 다른 곳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병·의원들이다.
모 성형외과 원장은 "인근 성형외과보다 쌍꺼풀과 가슴확대수술 가격을 약간 낮춰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웠더니 전에 비해 문의전화가 확실히 늘었다"며 "지금은 문의가 들어오면 개인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던 전과 달리 지금은 아예 공개하니 단순하게 시술가격을 상담 하던 고객이 줄고 직접 찾아오는 환자가 늘어나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가장 활발하게 가격경쟁에 불붙는 곳은 안과다.
안과 병·의원들은 라식이나 라섹 등 시력교정술 가격을 공개하며 환자유치에 한창이다.
이들 병·의원은 라식과 라섹 모두를 '90만원'에 한다며, 가격경쟁을 선도하고 있다.
이 덕분에 150만원의 시력교정수술비가 90만원 안팎까지 떨어진 상태다.
피부과도 가격경쟁이 치열한 진료 분야 중 한 곳이다.
제모와 피부 관리 시술을 중심으로 가격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모 피부과는 '제모 비용보기' 배너를 홈 사이트에 띄어 놓고 시술 부위와 횟수별 가격은 물론 정찰 제를 실현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히고 있다.
모 클리닉은 4회에 걸쳐 16만원에 여드름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공지사항을 내걸었다.
통상 40만~50만원에서 결정됐던 피부 관리 비용이 가격공개 후 대폭 낮아진 것이다.
이 클리닉은 시간 내기 어려운 학생들과 직장인, 화농성여드름으로 악화된 사람 등을 질병 군으로 나눠 20만~40만 원대 패키지상품을 만들어 내놨다.
가격경쟁에 치열한 분야는 비만클리닉들이다.
지방흡입수술을 주로 하는 모 의원은 신체를 부위별로 나눠 팔뚝 120만원, 종아리 150만원 식으로 홈 피에 가격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부위 당 평균 200만원이던 지방흡입술의 비용이 가격공개로 대폭 하락한 사례다.
이런 탓에 시술가격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는 병의원들은 '비싼 곳'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에 불안질 수밖에 없다.
공개한 병의원들 중 가격이 평균을 웃도는 곳들도 고민이 많다.
모 피부과 원장은 "대략 00만원에서 000만원라고 공개하면 오히려 비싸게 보일까봐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며 '비싼 병원'이란 인식이 퍼질까봐 불안해했다.
모 성형외과는 "시술가격을 공개하면서 환자를 놓친 케이스다.
이 병원 원장은 "공개된 시술가격이 인근 성형외과 보다 높은데다 이미 다른 곳보다 비싼 이유를 묻는 환자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는다"며 손 사례를 쳤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9-07 09: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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