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약개발역량은 충분하지만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결단이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의생명과학 최신연구동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한림심포지엄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200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ner) 오키나와과학기술진흥연구소 소장과 리차드 앨런 러너(Richard Alan Lerner) 스크립스연구소 회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역량은 세계 최고수준이다”며 “다만 이 역량들을 한 곳에 결집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브레너 박사(사진 왼쪽)는 “한국의 대형병원들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유전자샘플을 보유·관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임상시험을 하기에 적합한 대규모 환자들이 있어 신약개발을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다만 역량이 분산돼 있어 신약개발에는 많은 제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너 박사(사진 아래 오른쪽)도 “한국이 글로벌신약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곳에 투자하던 그동안의 패턴을 벗어나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것과 최소 10년간 느긋하게 기다리는 인내 및 결단이 필요하다”며 “신약개발단지는 반드시 병원 옆에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즉 1조의 재원으로 100곳에 지원하면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은 크지 않겠지만 한곳에 집중지원하면 그 결과물도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박사는 또 “모든 개발에는 행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통합관리 운영하는 신약개발청 등의 통합정부기구도 필요하다”며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가능성을 반드시 염두해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약 10년간 총 1조 492억원의 국고지원을 통해 글로벌항암신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항암신약 개발이유로 ▲암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연간 14.1조원이라는 점이고 급증하고 있다는 점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이 연평균 13.3% 성장하고 있어 산업적 가치도 크다는 점 ▲국내 항암제를 포함한 제약핵심영약이 대형 다국적 제약회사에 잠식돼 있어 제약주권 확보차원을 접근해야 한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연세대학교 백융기 교수는 인간게놈프로젝트와 함께 인간프로테옴프로젝트(HPP)를 소개하면서 HPP의 추진에 있어 당면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HPP를 통한 각종 생명과학 비전을 제시하고, 한국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국제사회의 동조를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김성훈 교수는 앞서 Sydney가 언급했던 system biology 즉 통합적인 생명과학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했고, 이미 알려진 target 단백질의 다른 기능을 찾아봄으로, 질병 및 치료에 중요한 단백질의 발굴가능성을 설명했다. 또 현존하는 drug를 포함한 chemical에 대한 제 3의 기전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이번 심포지엄에 대해 “국제 및 국내 바이오산업 분야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생명과학 연구 분야에 대한 발전방향을 접할 수 있는 목적으로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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