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연명치료 중단 지침 공개…이견만 확인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환자 의사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중단할 수 있는 지침 초안이 제시됐지만 이견만 확인한 자리로 마무리됐다.

이 지침은 25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연명치료 중지에 관한 지침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공개됐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공청회에서 연명치료 중지에 관한 지침 제정 특별위원회 김장한(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연명치료는 환자 본인의 결정과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중지할 수 있다는 원칙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동필 변호사는 연명치료 중단에서 ▲회복가능성이 없다는 점의 정의 ▲비가역적 사망과정 진입 판단 ▲당사자 자기결정권 행사여부(의사추정) 등이 핵심적으로 논의돼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명치료 환자대상을 나열식보다 포괄적 정의규정만 두는 방안과 환자의 의사결정 능력에 대해 ‘환자의 명시적 의사는 합리적인 이해능력과 판단능력을 갖춘 환자임을 전제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지침안은 논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입법이 없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먼저 나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종교적 관점에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 가톨릭의대 구인회 교수는 ▲장기이식을 계획하지 않은 뇌사자와 임종환자 ▲회생 가능성이 없고 의식이 없이 식물상태에 있는 말기환자로 한정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질병으로부터의 불필요한 고통제거지만 가톨릭교회의 관심은 죽음을 앞둔 환자가 존엄성을 지닌 평화로운 죽음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며 연명치료의 종류와 범위에 대해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로 제한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고윤석 회장은 “연명치료 중단결정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거나, 치료로 인해 환자가 겪을 신체 및 정신부담이 치료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더 클 때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중단절차에 대해 고 회장은 “뇌사자의 경우 의료진의 판단만으로 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비교적 안정된 말기질환자나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 중 특수 연명치료를 받는 환자는 병원윤리위원회와 같은 의료윤리자문기구를 통해 결정하면 된다”며 “사전의료요청지시서 작성은 환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시기에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보건복지가족부 내에 별도의 협의체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홍익대 이인영 교수는 말기환자의 상태가 치료와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확인하는 방법, 입증 가능한 자료로 구비됐는지 검증하는 절차 등 입법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신상진 의원은 이번 공청회에 대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아직 종교계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많은 만큼 이번 공청회를 통해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 이견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이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