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 BEAUTIFUL(morBidity-mortality EvAlUaTion of the If inhibitor ivabradine in patients with CAD and left ventricULar dysfunction) 임상시험 결과, 이바브라딘에 의한 선택적인 심박수 저하가 이미 최선의 심혈관질환 치료제를 투여 받고 있는, 심박수가 분당 70회를 초과하는 관상동맥질환자의 추가적인 관상동맥 질환 발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심박수가 분당 70회를 초과하는 좌심실 기능장애가 있는 관상동맥질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혹은 기타 심혈관질환의 발병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성은 34%, 심근경색 발병 가능성은 46%, 심부전 발병 가능성은 56%, 관상동맥재개통술 가능성은 38% 가량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EAUTIFUL 임상시험은 전세계 4개 대륙, 33개 국, 781 임상센터를 통해 좌심실 기능장애가 있는 관상동맥질환자 10,917명을 대상으로 선택적 심박수 저하제인 이바브라딘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대규모 연구다. 이들 환자의 평균 심박수는 분당 71회였으며, 환자 중 절반의 심박수는 분당 70회를 초과했다.
이바브라딘은 분당 심박수과 70회를 초과하는 환자에서 심근경색에 의한 입원 가능성을 36% 감소시켰으며 관상동맥개개통술을 30% 감소시켰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중 대부분은 이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추천하고 있는 심혈관 치료제, 즉 항혈소판 제재(94%), 안지오텐신 변환효소 억제제 혹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91%), 베타 차단제(87%), 지질 강하제(76%) 등을 투여 받고 있는 상태였다는 것. 따라서 BEAUTIFUL은 이미 최선의 심혈관질환 치료제를 투여 받고 있는 관상동맥질환자도 이바브라딘에 의한 선택적 심박수 저하를 통해 추가적인 관상동맥 질병 발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사상 최초로 규명, 관상동맥질환자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한 단계 진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이바브라딘은 안전하며 내성이 뛰어나 심혈관질환 치료를 위해 통상 처방되는 다른 재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됐다. 임상시험 운영위원회 의장인 로베르또 페라리(Roberto Ferrari)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의 결과에 대해 언급하면서, “관상동맥질환자에 대해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순수한 심박수 측정은 행해지지 않았었다. BEAUTIFUL은 모든 관상동맥질환자에 대해 심박수 측정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줬다. 환자의 심박수가 분당 70회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치료에 이바브라딘을 통한 심박수 감소 조치를 추가로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EAUTIFUL 임상시험 집행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킴 폭스(Kim Fox) 교수는 이번 임상실험의 결과를 발표한 직후, “이번 BEAUTIFUL 임상시험을 통해 허혈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온 이바브라딘이 심근경색과 관상동맥재건율의 가능성을 낮추어줄 수 있는 최초의 협심증 치료제라는 사실과, 다른 약물과 병용 투여 시에도 우수한 수용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가히 협심증 치료제, 허혈 치료제의 표준이라 할 수 있다”고 이번 임상시험의 의의를 설명했다.
관상동맥질환은 전세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병으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향후 20년 간 관상동맥질환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며,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BEAUTIFUL을 통해 이바브라딘이 관상동맥질환자의 심근경색과 혈관재생성 위험을 감소시켜 준다는 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이바브라딘은 향후 이와 같은 질환의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된 이바브라딘은 프랑스계 제약회사 세르비에(Servier) 제품으로, 심박수를 유발, 통제하는 If 채널에만 표적 작용해 심박수를 저하시킨다. 심근 수축성, 방실 전도, 심실 재분극, 혈압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심박수를 저하시킬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유일한 치료제다. 2006년 1월 처음 임상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한 후 현재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43개 국에서 시판되고 있으며 허혈성 심질환 및 협심증 치료에 이미 입증된 효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출시 준비 중으로, 지난 7월 식약청 허가 신청이 들어간 상태다.
현재 적응증은 베타 차단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한 항협심증 치료제지만 이번 BEAUTIFUL을 비롯, 향후 임상 시험을 통해 조금씩 적응증이 확대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최동주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에 대해 “낮은 심박수 유지가 필요한 관상동맥질환 혹은 심부전 환자의 많은 수가 베타 차단제 등 기본 치료들에도 불구하고 심박수가 70회 이상이다. 이들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어 심근경색 발생 예방 등의 예후 개선에 대한 연구 성과를 가져왔으므로 빠른 시일에 국내 환자도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바브라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6-24 18:00:33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