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교수 연구팀 '10대~30대 난청 주요 원인과 인공와우 수술 결과' 분석
2018년~2022년 '10대~30대 환자 63명' 대상 후향적 연구
전정수도관확장증(DFNB4)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
수술 후, 모든 환자, 평균 '문장 이해 점수 80%' 높다
논문, 국제학술지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10대에서 30대 사이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청력 손실의 발생 시기와 수술 전 발음 명료도가 중요한 수술 예후 요인으로 작용함이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인공와우 수술은 내이에 위치한 달팽이관에 전극을 심어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원리를 이용, 보청기를 사용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도 이상의 난청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다.
인공와우는 달팽이관 내에 삽입되는 전극, 피부밑에 심는 내부 장치와 외부장치 '어음(語音, 말하는 소리) 처리기'로 구성된다.
내부 장치와 외부장치는 두피를 사이에 둬 서로 자석의 힘으로 부착된다.
수술 후 외부 소리가 어음 처리기를 통해 내부 장치에 전달되며, 전달된 소리는 전기신호로 바뀌어 달팽이관 신경을 거쳐 뇌에 도달한다.
인공 와우 수술은 보청기로도 재활이 힘든 청력 손실을 겪는 환자들에게 청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하면서 안전한 재활 방법이다.
주로 유아기와 노인층에 많이 시행된 만큼 연구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10대에서 30대 환자들의 난청의 원인과 결과는 보고된 문헌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사진) 연구팀(교신저자 최병윤 교수, 1저자 세종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최고운 교수)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원내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421명 환자 중 10대에서 30대 사이에 생애 첫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에 착수했다.
먼저 연구팀은 대상 환자 63명 중 61명의 구강 점막 세포 또는 혈액에서 추출한 DNA샘플로 분자 유전학적 검사를 해 청력 손실의 원인을 조사했다.
이 결과 65.2%(40명)에게서 청력 손실의 유전적 원인이 규명됐으며 이 중 1/3 이상이 전정수도관확장증(EVA)로 잘 알려진 DFNB4로 나타났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 난청엔 DFNB1, DFNB4, DFNA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DFNB4는 청력 조절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져 난청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전정수도관확장증 환자는 소아 연령대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10대에서 30대 사이 연령대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즉 이들 연령대에 고심도 난청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난청 환자는 전정수도관확장증을 앓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 후 3개월 이상의 환자에서 청능을 평가, 환자 63명 모두 평균 문장 이해 점수가 80%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청능을 평가할 때 환자의 나이, 청력 손실 발생 시기, 청력 상실 기간, 수술 전 발음의 명료도와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단변량 단순 선형 회귀 분석과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을 했다.
회귀 분석을 수행한 결과, 청력을 상실한 기간이 길어도 수술 효과가 좋았으며 청력 손실 발생 시기가 늦을수록 더욱 유리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다 청력 손실 발생 시기와 수술 전 발음의 명료도가 수술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청력 손실 발생 시기가 늦을수록, 수술 전 환자의 발음이 명료할수록 수술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그간 여러 연구의 관심에서 다소 소외됐던 10대에서 30대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되는 난청 환자의 난청의 원인과 수술 예후 인자를 밝혀낸 것이 이 연구의 큰 의의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이 연령대의 난청 환자들은 수술을 선뜻 결정하지 못해 망설임이 많다. 이들에게 수술 결과와 결과를 예측할 예후 인자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을 1,300례 이상 시행해 온 세계적인 이비인후과 권위자이면서 청각 재활전문가로 다양한 연령대의 청각 손실 환자들에게 청력 손실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를 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hearing loss etiology of cochlear implantees undergoing surgery in their teens, 20s, and 30s'란 주제로 저명한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9-26 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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