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심뇌혈관질환 발생 규모 추정하는 '알고리즘' 개발

김태정·배희준 교수, '고대 의대, 뇌졸중학회, 심장학회, 예방의학회'와 공동연구

2018년 '급성 뇌졸중 발생 건수 150,837건' 급성 심근경색 40,519건보다 약 4배

급성 뇌졸중 알고리즘 '민감도 94%, 특이도 88%'

급성 심근경색 알고리즘 '민감도 98%, 특이도 90%'

'민감도·특이도 90% 우수'‥심뇌혈관질환 정책 수립 근거 마련

논문, 국제학술지 'Osong Public Health and Research Perspectives'에 게재

[보건타임즈]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의 전국구 발생 규모와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방법(논문보기)이 제시됐다.

국내 대학병원은 연구진이 건강보험공단 보험 청구 자료를 기반으로 뇌졸중과 심근경색 발생 식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의 분석 결과는 향후 국가적 차원의 심뇌혈관질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신경과 김태정 교수(사진 좌),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우) 연구팀이 고려대 의대 의학통계학교실, 대한뇌졸중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예방의학회와 공동으로 급성 뇌졸중과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후향적으로 식별, 발생 규모를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이를 활용해 국내 발생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를 26일 이같이 발표했다.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치명적 질환이다.

그러나 적절하게 예방·관리를 통해 적시에 치료받으면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데다 발병 시 신속하게 골든타임 내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사정으로 전국 어디서나 신속한 진단-이송-치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저 대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를 확보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제질병분류(ICD) 코드에 기반한 기존 질병 식별 체계는 급성기와 만성기 구분이 모호하며 특히 뇌졸중은 코드만으로 급·만성기 구분이 불가해 환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임상 과정에서 발생한 '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발생 시기 등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ICD 코드를 받았던 의료기록을 ▲ 초급성 치료 ▲ CT·MRI·TFCA·CAG 검사 실시 여부 ▲ 입원 일수 ▲ 병원 내 사망 여부 등에 따라 분석, 실제 질병 발생 여부를 후향적으로 식별하도록 설계됐다.

가령 뇌졸중 관련 ICD 코드(I160-I164)가 있으나 초급성기 치료와 입원 중 급성기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을 때 알고리즘은 이 케이스를 급성 뇌졸중 '음성'으로 분류, 발생 건수 집계에서 뺀다.

연구팀은 전국 6개 지역 18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의료기록 2,200건을 대상으로 질병 발생을 직접 조사한 결과와 알고리즘으로 식별한 결과를 비교해 정확도를 평가했다.

이 결과, 급성 뇌졸중 알고리즘의 민감도는 94%, 특이도는 88%, 급성 심근경색 알고리즘의 민감도는 98%, 특이도는 90%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 알고리즘으로 추정한 2018년 연간 발생 건수(재발 포함)는 급성 뇌졸중이 150,837건으로 급성 심근경색 40,519건보다 약 4배 더 많았다.

이 수치는 2019년 이전 연구에게서 보고된 발생 건수(급성 뇌졸중 최대 130,025건, 급성 심근경색 최대 25,531건)보다 많았으며 원인이 고령화와 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위험요인을 가진 인구가 늘어나면서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C19 펜데믹으로 연구 기간이 단축된 데다 병원 출입이 제한되며 충분한 의료기록을 확보하기에 어려워 더 큰 표본과 넓은 범위의 병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태정 교수(제1저자)는 "알고리즘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더욱 높이려면 자료 수집을 간소화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 충분한 시간 동안 더 많은 병원의 사례를 조사해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조정,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희준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전 국민의 보험 청구자료를 일원화해 관리하는 국내 의료체계의 특성을 살려 진행됐다"며 "전국적인 뇌졸중과 심근경색 발생 통계를 추정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제도적 차원의 심뇌혈관질환 관리에서 중요한 일 보 전진"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서울대병원 심뇌혈관관리중앙지원단(前 단장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을 중심으로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Developing a national surveillance system for stroke and acute myocardial infarction using claims data in the Republic of Korea: a retrospective study'란 주제로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간하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오송 PHRP(Osong Public Health and Research Perspectiv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