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인희 교수팀(치매 융합연구센터 센터장, 김동규 박사후연구원, 최현정 박사후연구원)
알츠하이머병 뇌, '하위 신호전달'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 시작
질병 초기 단계부터 '갑상선 호르몬 관련 대사와 반응' 감소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 뇌 내 '활성형 갑상선 호르몬' 결핍
논문, 국제저명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 의과대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병리와 갑상선 기능 저하증, 특히 뇌 내 갑상선 호르몬 결핍 간의 상호 관계를 최초로 규명해냈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베타아밀로이드 반(Aβ plaque)과 신경섬유 매듭(neurofibrillary tangle)이 환자의 뇌 조직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며 뇌 손상으로 기억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대표 퇴행성 뇌 질환이다.
베타아밀로이드(beta amyloid)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실질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신경반(neuritic plaque)을 형성, 주변 세포에 독성을 나타내는 단백질이다.
이 뇌 질환은 전체 치매 사례의 최대 80%를 차지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저하 증상과 상당한 유사함을 보인다.
그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갑상선 호르몬 불균형이 많이 보고됐지만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명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묵인희 교수팀[(사진 좌) 치매 융합연구센터 센터장 겸 치매 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 치매융합연구센터 김동규 박사후연구원(중), 최현정 박사후연구원(우)]는 갑상선에서 생성된 비활성 형태의 갑상선 호르몬이 혈액을 통해 각 조직으로 운반된 뒤, 조직에서 발현된 갑상선 호르몬 전환 단백질에 의해 활성 형태로 바뀌어 사용되는 데 알츠하이머병 뇌에선 올바르게 갑상선 호르몬이 활성화되며 하위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과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사용, 뇌 속 갑상선 호르몬 관련 대사 과정과 하위 신호전달 반응을 살펴봤을 때, 질병의 초기 단계부터 갑상선 호르몬 관련 대사와 반응이 감소 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뇌 속 갑상선 호르몬 부족이 알츠하이머병 병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잇게 됐다.
이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 뇌 내의 활성형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나타났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 결핍은 뇌를 청소하는 뇌 속 면역세포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을 저해,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베타아밀로이드 축적과 인산화된 타우의 축적을 악화시켰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뇌에서 변화된 갑상선 호르몬 대사를 이해함은 물론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을 보존하는 방법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광범위한 A β 와 타우(Tau) 병리가 발생하기 전 초기(4개월령) 치매 쥐의 혈액과 뇌 조직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확인했다.
Tau는 신경세포의 기능과 안정성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이지만, 알츠하이머병에서 비정상적으로 과인산화되면 신경세포 안에서 서로 엉켜 신경섬유 매듭을 형성,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정상 쥐와 치매 쥐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뇌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와 비교 시 해마 영역에서 특이적으로 정상 쥐보다 치매 쥐에서 활성형 갑상선 호르몬, 트리요오드타이로닌(Triiodothyronine, T3)이 감소했다.
해마(Hippocampus)는 학습과 기억, 감정 조절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을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에서 질병 초기에서부터 신경반과 신경섬유 매듭 축적으로 발생한 위축과 손상이 일어나는 기억 중추다.
정상 쥐와 비교해, 치매 쥐의 해마 영역은 비활성형의 전구 호르몬, 티록신(Thyroxine, T4)을 활성형의 호르몬, T3로 전환해주는 제2형 탈 요오드 효소(Type 2 deiodinases)가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그림)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에서도 병변의 정도에 따라 DIO2 단백질 발현이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10주 동안 요오드 결핍 사료를 먹여 갑상선 호르몬이 완전히 고갈된 쥐의 해마에서 단일 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을 수행, 뇌세포 유형 중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만 요오드 결핍 사료에 의해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뇌에 거주하는 선천 면역세포로서 평상시엔 뇌 속 주변 환경을 탐지, 손상된 신경세포나 이물질, 감염원으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신경교세포다.
Microglia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 Aβ 단백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돼 포식·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지만, 지속적인 Aβ 자극으로 면역기능을 상실했을 땐 병의 진행을 악화시키는 세포다.
갑상선 호르몬이 결핍된 쥐의 미세아교세포는 자발적인 염증반응 활성화로 베타아밀로이드에 대한 식세포 작용이 매우 감소함으로써 갑상선 호르몬 결핍 치매 쥐의 해마에선 아밀로이드 플라크 증가와 함께 인지 저하가 가속화됐다.
1차 미세아교세포를 T3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은 환경에서 배양해 확인한 결과 T3 결핍으로 발현이 가장 크게 줄어든 단백질은 ecto-5’-nucleotidase (CD73)이었으며, 미세아교세포의 정상적인 면역기능 조절에 필수 역할을 하는 분자적 매개자인 것을 확인했다.
Ecto-5'-nucleotidase(CD73)는 면역세포에 발현, 아데노신(adenosine) 대사를 통해 역할을 하는 면역 관문 단백질이다.
면역세포의 활성에 의해 아데노신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이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데 세포막 표면의 CD39에 의해 가수분해된 아데노신 일인 산(adenosine monophosphate)을 CD73이 아데노신도 분해해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해준다.
CD73은 아데노신(adenosine) 대사를 통해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부터 면역억제를 유도,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면역 관문 단백질로 잘 알려졌다.
면역 관문(Immune checkpoint)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저해해 숙주를 보호하며 면역 체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단백질이다.
미세아교세포는 T3에 의한 CD73의 발현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병변을 포함한 지속적인 염증성 자극에 대한 적절한 면역 반응과 정상적인 식세포 작용을 유지했다.
해마 내 갑상선 호르몬 저하를 보이는 치매 쥐에 활성형의 T3를 다시 보충하면 미세아교세포의 면역 반응을 회복시킴으로써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감소와 함께 인지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부터 줄어든 갑상선 호르몬 대사 과정이 미세아교세포의 선천적 면역 반응을 억제, 알츠하이머병 병변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연구 결과를 통해 검증해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KDRC Korea Dementia Research Center)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Brain hypothyroidism silences the immune response of microglia in Alzheimer’s disease animal model'이란 주제로 국제저명학술지 'Science Advances' 3월 16일 자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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