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OECD 평균치와 격차 심각‥지역·필수 의료 붕괴 위기에 '결단'
정부 "추후 의사 인력 수급 현황 주기적 검토·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하겠다"
[보건타임즈] 정부가 내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리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논의, 결정한 2025학년도 입시 의대 입학 정원 증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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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이번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올해 정원 3천58명의 65.4%에 달한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정해진 이후 쭉 동결돼왔다.
이날 복지부는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정원의 증원 수를 집중 배정한다"며 "추후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의대 정원수를 늘린 규모가 작년 11월 대학들을 상대로 조사한 의대 증원 수요(2천151∼2천847명)보다는 다소 적지만, 당초 정부의 계획대로 증원 폭이 1천 명대 초반일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선 큰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간 복지부는 지역·필수 의료 위기의 중요 원인으로 OECD 전체 회원국보다 부족한 의사 수를 지목, 의대 증원을 추진해왔다.
2021년 당시 공개된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천 명당 2.6명으로, OECD 전체 회원국 평균 3.7보다 무려 1.1명 차이가 났다.
의사 수에서 선두 그룹 오스트리아(5.4명), 노르웨이(5.2명), 독일(4.5명) 등은 한국과 차이가 2배 안팎 수준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의대 졸업자는 인구 10만 명당 7.2명이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6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번에 정부가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증원을 하게 된 것은 절대 부족한 의사 수 때문에 지역·필수 의료의 붕괴로 이어질까 우려해서다.
게다가 수도권 병원과 달리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는 지방 병원을 찾은 환자가 의사 부족으로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수도권 '원정 진료'를 다니는가 하면 응급실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위험한 구급차에 의지 한 채 위기에 몰리는 '응급실 뺑뺑이'까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질병으로 생명과 직결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필수 의료를 지원하는 의사가 줄어드는가 하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미용성형 진료과(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에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여론은 이처럼 엉성해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를 강화하려면 무엇보다 의사 수를 서둘러 늘리는 것이 정부의 당면된 국정과제가 됐다.
복지부는 OECD 평균 수준에 들어서려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1만 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본 10년 뒤 2035년도까지 의사 1만5천 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하반기 의대 증원 추진 방침을 밝힌 뒤 1년 반에 걸쳐 꾸준히 의대 증원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우선 의료계와 소비자·환자단체 등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는 것을 비롯해 대학들을 상대로 의대 증원 수요조사, 의료 현장과 소통하는 자리 33회, 각 지역 의료 간담회를 10회 개최, 의협과 의료현안협의체를 26차례 개최, 필수 의료를 축으로 한 의사 수 증원의 기본 대안을 준비해왔다.
복지부는 지난 1일 의사들을 지역·필수 의료로 유도하기 위해 10조원 이상을 들여 지역·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상향 조정했으며 필수 의료가 취약한 지역엔 더 높은 수가를 적용해주려는 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마련, 4일 발표했다.
그러나 6일 복지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반발, 의사단체들이 총파업 등 단체 행동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정부가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파업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혼란이 클 것으로 봐 우려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조차 여론조사를 통해 회원 4천200명(전체의 28%) 중 86%가 의대 증원 시 단체 행동에 참여할 것임을 알린 상태다.
이에 정부는 파업 돌입 시 즉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릴 방침이며 이를 따르지 않을 때는 징계하겠다는 강경 대응에 들어갈 방침이다.
문제는 국민의 여론이 의료계 또는 정부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질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의사단체에 보내는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의대 정원증원을 찬성하는 데다, 국민 여론도 압도적으로 정부의 의사 수 확보를 지지, 의사단체가 단체 행동을 옮기기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야권과 보건의료노조조차 세부적인 방향 틀에서 정부·여당과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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