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2차례 초청 수술'
코코, 선천적 폐동맥 폐쇄와 심실중격결손으로 '심부전과 저산소증 위험' 노출
1차, 2019년 대동맥 분지서 폐동맥으로 '6㎜ 크기 인공 도관 연결, 혈류 유지 수술'
C19 펜데믹으로 4년여간 미뤄졌던 후속 수술 2023년 8월 돼서야 '2차 초청'
2차, 지난달 11일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에 '판막 있는 20㎜ 큰 인공 도관' 연결
코코, 8월 11일 수술 후 성공적으로 회복 11일째 되는 '22일' 퇴원
[보건타임즈] 선천적으로 복잡한 심장 기형을 타고나 걷기조차 어렵던 미얀마 환아가 서울대병원에서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아 완치, 친구들과 뛰노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사진 환자 상태확인 김웅한 교수와 미얀마 환아 코코)
서울대병원은 현지 의료 환경과 경제적 문제로 치료받기 어려웠던 선천적 심장 기형 환아를 2019년 11월, 2023년 8월 두 차례에 걸친 초청 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며 13일 이같이 발표했다.
2014년 미얀마에서 태어난 코코(Sai Ko Ko)의 심장은 남들과 달랐다.
코코의 폐는 좌·우심실을 나누는 벽에 구멍이 있는 데다(심실중격결손), 심실과 폐를 연결하는 폐동맥이 차단돼 심장에서 폐로 흘러가는 혈류가 없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난 좁은 측부 혈관에 의지, 혈류를 공급받았다.
이 때문에 저산소증과 심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달리기는커녕 천천히 걷는 것조차 코코에게는 힘들며 위험한 일이었다.
이런 코코의 심장을 치료하려면 여러 단계의 수술을 거쳐야 한다.
폐 주변 혈관이 잘못 발달하는 등 변수가 생기면 다음 단계의 수술이 불가해 경과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은 물론 다음 수술 계획을 세워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지의 의료 환경과 가정 형편에서 이 수술을 받기는 역부족이어서 코코와 그의 가족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 없이 채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다행히 코코가 5살이 되던 2019년, 이 사연을 듣게 된 장철호 선교사를 통해 서울대병원 해외 환아 초청 수술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같은 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코코는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로부터 대동맥 분지에서 폐동맥으로 6㎜ 크기의 인공 도관을 연결해 혈류를 유지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의 수술은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 이종욱 글로벌의학센터, NGO단체 사단법인 더투게더를 비롯한 여러 기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힘차게 달릴 수 있게 된 코코는 자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한창 자라는 중인 코코에게는 숙제가 남아있었다.
그의 심장 발달 경과를 지켜본 후, 우심실에서 폐동맥을 거쳐 폐로 이동하는 정상 심장과 같은 혈류의 흐름을 만들어야 할 후속 수술을 계획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예상치 못한 C19 펜데믹으로 검진할 길이 막혀 코코의 심장 상태를 알 수 없게 돼 예상했던 2022년도에 후속 수술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의료진들은 걱정 속에서 변수가 없길 바랐다.
이후 C19 유행이 종식되면서 하늘길이 다시 열려 서울대병원은 2차 수술을 위해 지난 8월 코코를 다시 초청했다.
입원 후 심장 CT와 심도자 시술, 혈관 촬영술을 실시한 결과 다행히 코코의 심장은 올바른 방향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
이에 지난달 11일 수술이 진행됐다.
오른쪽 갈비뼈 사이를 벌려, 불필요한 대동맥 측부 혈관을 막은 뒤 흉부 중간을 절개해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에 판막이 있는 20㎜ 큰 인공 도관을 연결했다.
또 심실중격결손을 막았던 상행대동맥 크기가 늘어나 줄였다.
수술 3일째 되는 지난달 14일, 코코는 회복 상태가 좋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
이후 약 일주일간 입원하다가 후속 치료가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한 의료진의 조치에 따라 22일 퇴원, 자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일상을 되찾았다.
김웅한 교수는 "성공적인 후속 수술을 통해 코코에게 건강한 삶, 코코의 가족들에게 희망을 각각 선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코코의 치료를 위해 힘쓴 모든 의료진은 물론, 4년여간 긴밀하게 협력해왔던 서울의대와 여러 후원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기범 교수는 "첫 수술 후 C19 팬데믹과 미얀마 현지 정세 등으로 후속 치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 무척 염려스러웠으나, 다행스럽게 코코의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치료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코코가 친구들과 함께 등교해서 행복하게 뛰어 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준 공공부원장은 "이번 코코의 초청 수술을 통해 국제사회에 공헌할 뿐 아니라 최상의 의료 서비스와 봉사활동으로 인류에 헌신하려는 서울대병원의 핵심 가치를 달성, 의미가 크다"며 "코코와 가족들의 앞날에 행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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