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내 CX3CL1 수치 높을수록 '간 전이율 증가↑ 간 전이 사망률↑'
한국인 유방암 환자 암, 조직 쥐에 이식, 동물실험 통해 '유방암 간 전이 기전' 규명
유방암 환자 '혈장 내 CX3CL1 농도-간 전이 사망률, 발생률' 연관성 있음 확인
논문, 국제학술지 'Molecular cancer research 7월호' 하이라이트에 선정,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유방암 간 전이’ 과정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왔다.
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을 이용해 유방암의 간 전이 과정에서 ‘CX3CL1’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유방암세포가 혈액으로 분비하는 세포 밖 소포체가 면역세포와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가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간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 규명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분자 암 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7월호의 하이라이트 논문에 선정돼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 교수(사진 좌) 팀(의생명연구원 허우행 연구원, 우)은 한국인 유방암 환자의 암 조직을 직접 면역이 억제된 쥐에 이식, 종양을 키운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patient-derived xenograft model, PDX model)'을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유방암의 간 전이 기전을 규명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Triple-Negative Breast Cancer-Derived Extracellular Vesicles Promote a Hepatic Premetastatic Niche via a Cascade of Microenvironment Remodeling'이란 주제로 9일 발표했다.
유방암은 2023년 세계 여성 암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에 올랐다.
유방암으로 발생한 사망률은 대부분 유방암 환자의 원격 전이(원발부위의 암보다는 폐, 간,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 의해 발생한다.
간은 유방암 환자에게 두 번째로 흔한 원격 전이 부위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생존 자료를 분석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간에 발생하는 전이는 뼈나 폐에 발생하는 전이보다 치료가 힘든 데다 상대적으로 생존 기간도 짧다.
이러한 유방암 간 전이의 임상적 중요성에 따라 그동안 많은 연구자가 유방암세포가 간 조직으로 전이돼 자리 잡는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다른 장기로 전이는 없이 간으로만 전이하는 연구모델이 없어 간 전이 메커니즘의 연구가 충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전이 여부와 전이 기관이 다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이식(PDX) 모델을 활용해 간에서 '전이 전 니쉬' 형성 과정을 밝혀내려 했다.
전이 전 니쉬(Pre-metastatic niche)는 암세포가 원격 장기에 도달하기 전부터 특정 장기가 암세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간으로 전이된 삼중음성유방암 PDX 모델의 RNA 시퀀싱을 통한 유전자 발현 분석 결과, 전이가 일어난 간 미세환경에서 CX3CR1 유전자가 증가했음을 보여줬다. (그림)
추가로 CX3CR1의 발현율은 폐 전이와 비교할 때 간 전이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서 유의하게 더 높았다.
즉 CX3CR1이 유방암 전이가 있는 간 조직에서 늘어나 CX3CR1 발현 증가가 유방암의 간 전이에 특이적 유전자 조절임을 시사한다.
유방암 동물실험 모델에서 간의 CX3CR1 발현의 증가는 암세포 전이 이전에 발생했으며, CX3CR1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간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간의 혈관 내피세포에서 발현·분비하는 'CX3CL1' 때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간의 전이 전 니쉬에서 이 CX3CL1-CX3CR1 신호전달은 CX3CR1을 발현하는 대식세포에서 MMP9 단백질 발현의 증가를 촉진했으며 이는 유방암세포의 간으로 이동과 침윤을 돕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유방암세포에서 유래된 세포 밖 소포체(EVs Extra-cellular vesicles)가 간에서 TNF-alpha 발현을 유도해 간 혈관 내피세포에서 CX3CL1 증가를 유도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55명의 혈장 내 CX3CL1 농도가 간 전이에 의한 사망률, 발생률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효소결합 면역흡착 분석법(ELISA)을 통해 밝혀냈다.(그래프)
연구팀은 간으로 전이를 반복하는 유방암 PDX 모델을 취합해 폐나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다른 PDX 모델과 비교를 통해 유방암세포가 혈액으로 분비하는 세포 밖 소포체가 면역세포와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가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간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허우행 박사는 "암세포가 분비한 세포 밖 소포체가 간 조직에서 CX3CL1이라는 특정 면역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켜 이 단백질에 의해 CX3CR1 수용체를 가진 면역세포가 간 조직으로 유도되면서 암세포가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서 CX3CL1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향후 간 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표적 치료 전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형곤 교수는 "지금껏 이런 '전이 전 니쉬'가 간 전이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며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방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이 사전에 준비된다는 지식을 통해 유방암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향후 개발할 근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11: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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