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두통학회(IHC) '9월 14일~17일' 4일간 서울 COEX 개최
신임회장 '주민경 교수' 선출‥임기 '오는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2년간'
전 세계 약 '80개 국가 두통 전문가' 모여 최신 두통 치료 지견 공유
[보건타임즈]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면서 효과가 높은 항 CGRP 항체 약물이 급여화된 점은 고무적이었으나 과도한 규제로 실제 약물사용을 할 여건이 오히려 악화 돼 개선이 시급하다"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지난 25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를 겸한 총회 중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항 CGRP 항체 치료 급여 후에 지나치게 까다로운 급여기준과 약제 관리비나 두통 평가 교육의 수가가 없이 약제비 원가만 그대로 병 의원 매출로 반영됨으로써 환자를 받을수록 손해가 발생, 치료를 시행하는 병원이 줄어든 데다 12개월 급여사용 후 재사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총회에선 신임 대한두통학회장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사진)가 선출돼 오는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2년간 학회를 이끌게 됐다,
현재 문제로 떠오른 CGRP 급여기준은 최근 6개월간 15일 이상의 두통 일수와 8일 이상의 편두통 일수와 최근 1년 사이 3가지 이상의 복용 약의 치료실패를 각각 증명해야 한다,
이런 엄격한 급여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많은 환자가 아직 비급여치료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 일부 제약사는 한국시장에서 급여진입을 주저하거나 보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두통 질환 치료하는 대학병원에선 소아청소년의 두통과 성인의 난치두통 등 고도의 병력청취와 치료전략이 필요할 때 두통의 중증도가 낮게 평가받아 상급종합병원 지정 등에 불이익을 받게 돼 적극적으로 진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편두통 환자에게 새로운 급성기 치료로 혈관 안전성이 높은 레이 보우 정도로 급여 수가를 책정하기 어려워 비급여로 등재된 상황이다.
군발두통 산소 처방도 급여화가 되지 않아 학회의 노력보다 진료현장의 어려움이 많은 데다 환자들의 불편이 크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다뤘던 각 주제의 내용과 치러졌던 일정은 이렇다.
학술대회 첫 teaching session에서 인제의대 박홍균 교수는 벼락두통의 가장 중요한 원인 가역 뇌혈관수축증후군(RCVS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강의에 나섰다.
가역 뇌혈관수축증후군은 뇌혈관의 수축이 가장 특징적이지만, 뇌 영상에서 정상일 때가 있어 환자를 의심,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지훈 교수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소아 편두통 환자의 유병률이 가장 높지만. 소아 환자의 검사 어려운 데다 병력청취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 소아 편두통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사가 부족한 현실을 지적, 공유했다.
그는 성인에 사용 중인 항CGRP 항체 등을 난치성 소아 편두통 환자에게 원내 IRB 승인 등을 거쳐 치료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극적으로 호전을 보인 경험을 공개했다.
경상의대 신경과 김수경 교수는 기침, 운동, 성교로 생기는 두통, 외부압력과 당김에 의한 두통, 일차 찌름 두통, 두피 일정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하는 동전 두통, 수면 중 두통이 일어나는 수면 두통과 신생 매일 지속 두통 등 여러 특수한 두통을 소개했다.
을지의대 조수현 교수는 저산소증, 혈액투석, 갑상샘 기능 저하, 심한 동맥고혈압, 심근경색 등에 의한 두통은 편두통 양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많지만, 질환마다 두통의 진단과 치료방법이 달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심근경색에 의한 두통은 흉통이나 심전도 이상이 없을 수 있기에 중년의 심혈관 위험요인이 있는 50대 이상 중년의 환자가 두통이 처음 생겼다면 심장 분야의 검사를 고려해봐야 한다.
또 갑상선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두통은 두통이 먼저 발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은 구연발표에선 흡연, 학업 스트레스, 스마트폰 사용, 소음, 멀미, 피로 등 편두통의 발병 원인 등을 공유했다.
런천 심포지엄에서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문희수 교수는 편두통 신약으로 CGRP antagonist를 알렸다.
문 교수에 따르면 Gepant는 급성기 때와 예방에 효과를 모두 나타내는 최초의 약물 class로서, 급성기 약물로 ubrogepant, rimegepant, zavegepant, 예방 약물로 atogepant, Rimegepant가 있다.
사용 중인 항 CGRP 항체 치료와 다른 점으로는 반감기가 짧아 오히려 가임 여성 등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급성기 약 효과도 함께 나타나 약물 과용 두통을 일으키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직 사례가 많지는 않으나 외국에선 항 CGRP 항체 치료와 병합해 치료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화의대 이대목동병원 김병수 교수는 항 CGRP 항체 치료의 권장 지속기간을 알렸다.
최초 유럽 각 국가의 보험 기준상 9~12개월 사용 후 3개월 중단 후 재평가를 권고했으나 3개월 약물 중단 시 악화가 높은 비율로 보고되면서 현재는 유럽 두통 연맹에서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최소 12~18개월, 필요하면 18개월 이상 사용을 제시하고 있다.
필요시엔 보툴리눔 독소, 경구 약물 등과 병합해 사용할 수 있다.
효과가 없을 때는 현재 사용이 가능한 항CGRP 항체 이외에 앞으로 도입될 gepant 계열 약물까지 포함해 switching 할 수 있는 폭넓은 선택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진 패널 토의의 좌장으로 이광수신경과 이광수원장,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회장과 토론자로 참가한 최윤주 신경과 최윤주 원장, 이대 서울병원 송태진 교수 등이 문희수/김병수 교수와 함께 소아청소년과 노인환자, 임신수유부를 상대로 한 항체 치료를 논의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중 임신수유부는 항체 치료가 금기이며 특히 가임기 여성이 항체 치료 중일 때 5~6개월 정도는 피임을 권장한다.
Gepant 계열은 반감기가 짧아 가임기 여성에게 더 안전하며 보험급여 12개월 사용 후 중단 시 환자들의 상태가 악화, 재사용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면서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의자들은 현행 6개월간 다시 보험급여기준을 만족하면 다시 급여될 수 있을 것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실제로 명문화한 규정이 없으며 6개월간 다시 기존에 실패한 먹는 약을 써야 하는 데 환자가 동의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총회에선 최우수논문상은 대한두통학회 학회지에 출판된 논문 중 Clinical Characteristics of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A Large Korean Multicenter Study (제1저자 을지의대 신경과 조수현-사진 좌 / 교신저자 서울의대 신경과 이미지)가 수상했다.
우수논문상은 Varicella Zoster Meningitis with Multiple Cranial Neuropathies: A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 (제1저자 가톨릭의대 신경과 황일중(사진-우 / 교신저자 가톨릭의대 신경과 박정욱)가 받았다.
초록발표의 우수 구연 상은 최소연 전임의(서울의대 신경과, 사진/좌 연제: External validation of the bern score for diagnosing spontaneous intracranial hypotension)와 김승애 전공의(서울의대 신경과, 사진/우 연제: Effect of smoking on the development of migraine in women: A nationwide cohort study)에게로 돌아갔다.
오후 세션에선 뇌압 변화로 생긴 두통을 심도 있게 다뤘다.
부산의대 신경과 김지영 교수는 두통으로 특발두개내압상승이 주로 발현하며 일시적인 시각장애, 박동성 이명도 동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신경유두부종과 MRI 상에서 empty sella와 시신경부종을 시사하는 소견들이 나타날 수 있음을 발표했다.
자발 두 개 내 저압은 병명과 달리 실제로 측정해보면 뇌압이 정상 이하가 많지 않아 뇌압이 정상이더라도 배제할 수 없으며 MRI 상 특징적인 이상 소견이 70~80% 정도에서만 나타나 진단에 어려움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부산의대 신경과 최재환 교수는 특발 두개내압 상승을 강의했다.
비만이 주원인이어서 체중감량이 중요, 15%까지는 감량을 권고했다.
외국 연구에서 체중 감량수술의 장기 효과도 증명된 바 있다.
시력이 급격히 악화했을 때는 션트 수술 또는 시신경 감압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시야 이상이 심하지 않을 땐 약물치료로 뇌압 강하제인 acetazolamide를 전통적으로 사용한다.
이와 함께 최근 신약으로 뇌척수액조절에 관여하는 11 beta-hydroxysteroid dehydrogenase type 1 억제제와 당뇨약으로 쓰이는 Glucagon-like peptide 1 (GLP-1) 작용제 등이 희망적인 임상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서울의대 신경과 이미지 교수는 자발 두 개 내 저압 환자들이 suboptimal diagnosis와 suboptimal treatment로 unmet needs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상적으로 합당한 환자라면, 뇌 영상 척수 영상의 적극적인 시행과 모든 영상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경막외 혈액 첩 포술이 도움 됨을 보고했다.
경막외 혈액 첩 포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해선 여러 병원에서 통일된 프로토콜이 없으나 서울대병원과 세계 유수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할 때 최소 24~72시간의 절대 침상안정과 약 2~4주의 안정기간이 필요하며 최소 3개월은 운동이나 힘쓰기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뇌탈출이 의심될 때엔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를 통해 압력 차를 교정해야 함을 말했다.
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영준 교수는 자발두개내저압 영상진단의 어려움, 시술적 처치를 통해 호전된 다양한 사례, 치료가 어려웠던 사례 등을 공유했으며 신경과, 진단 영상의학과, 중재 영상의학과와 통증의학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밝혔다.
해외 연 자의 특강으로는 네덜란드 Leiden 대학의 Gisela Terwindt 교수가 강의했다.
그는 편두통의 유전 소인일 때 특히 가족력을 잘 살피는 것은 물론 일반적인 가족성 편마비 편두통(familial hemiplegic migraine) 원인으로 알려진 유전자 이외에 여러 유전자 이상이 나오거나 때로는 아무 이상이 나오지 않을 때도 가족력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북미 여러 국가에서 연합해 시행한 다국가 편두통 유전체 컨소시엄 결과를 공유, 현재 신약으로 사용되는 약물이 작용하는 기전인 CGRP와 5-HT 1F receptor 관련 유전자가 편두통과 관련 있음을 보고했다.
이후 워크숍에서는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배대웅 교수와 경북의대 서종근 교수가 두통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신경차단술과 보툴리눔 독소 치료의 강의와 실습 지도를 했으며 참석자 30여 명이 술기를 경험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학술대회엔 이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해 175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학회 임원진들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항CGRP 항체 약물의 급여 후 임상현장의 진료경험 공유로 치료의 내실화를 제공하려 노력했으며, 가역적 혈관수축 증후군, 소아 편두통, 원발 두통, 신생 매일 지속 두통과 갑상선 질환 등의 항상성 이상에 기인한 두통의 치신 지견 강의를 통해 두통의 감별 진단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치료 역량증진에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총평했다.
올해는 국제두통 학회(IHC International headache congress)가 오는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COEX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약 80개 국가 두통 전문가 약 2,000명 이상이 모여 최신 두통 치료 지견을 공유하는 학술행사로 치러진다.
이번에 최신연구결과가 700여 편의 초록을 제출돼 활발한 교류가 기대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보다 앞서 두통 전문가 양성과정 iHEAD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학회장에서 함께 개최되며 이것에 한국 젊은 의사 17명이 참가한다.
이 밖에 국제환자 지지모임인 GPAC(IHS Global Patient Advocacy Coalition: IHS-GPAC) 도 IHC 기간 중 9월 15일, 앞서 예비 모임으로 대한두통학회 주관하에 국내 환자 지지모임을 8월 18일에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두통 환자와 의사, 두통 간호사 모임으로 환자 대상 강의와 질의응답이 예정돼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4: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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