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염증성 장 질환 환자, '대변 염증 수치 낮으면 해외여행 중 재발 ↓'

윤혁 교수팀, 세브란스병원 박지혜 교수와 '공동연구'
여행 중 '염증성 장 질환 증상 재발시키는 인자' 찾기 위해 해외여행 다녀온 환자 94명 연구
염증성 장 질환, '장에 염증 지속하며, 호전과 재발 반복 만성 면역성 질환'
윤 교수 "근본 원인 규명되지 않은 질환 갑자기 재발 시 '의료진 치료' 필요"
대변 염증 수치, 동반 질환, 응급실 방문 이력 있을 때 해외여행 중 '증상 재발 가능성' 크다
생물학제제 치료 중인 환자, 여행 전 '정맥 주사 일정 조정과 자가 주사 키트 준비' 권장
논문, SCIE 국제학술지 'PLOS ONE 1월 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사전에 대변 염증 수치를 확인, 낮다면 해외여행 중 재발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사진) 팀(신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지혜 교수 공동연구)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이지만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대변 염증 수치(칼프로텍틴)를 확인해야 하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여행 중 자가 치료를 제대로 준비한다면 일반인처럼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최소 3개월 이상 장에 염증이 지속하며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면역성 질환이다.
대표 질병으로는 궤양성 대장염(대장)과 크론병(소화기관)이 있다.
이 염증성 장 질환들은 증상이 조절 안 되면 대변 절박증(변을 참지 못함), 설사, 혈변, 복통 등으로 일상생활하는 데 크게 지장을 받는다.

이 질병은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등 주로 약물로 치료하지만, 효과가 없을 땐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근본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만성질환이어서 치료가 잘 되는 관해기(완화) 환자라도 갑자기 재발해 이때 의료진의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젊은 층이 다수여서 이들 연령대가 자주 즐기는 해외여행 중에 재발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 아예 외국을 돌아볼 기회를 단념하는 등 크게 제한을 받는다.

이에 윤 교수팀은 해외여행 중 염증성 장 질환 증상을 재발시키는 인자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는 2018년부터 2020년 초 사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94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 동반 질환 ▲ 생물학제제 치료 ▲ 여행 전 대변 염증 수치 ▲ 비행시간과 여행 기간 등 다양한 인자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해외여행 중에 재발했던 환자의 비율은 16%였다.

이들은 다른 환자들보다 대변 염증 수치가 높았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 동반 질환을 앓았던 데다 응급실 방문 이력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표)
반면,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거나 점쳐졌던 면역조절제와 생물학제제 투여 여부, 비행시간과 여행 기간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에 따라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여행 전 대변 염증 수치와 동반 질환을 확인한 다음 담당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여행 중 치료계획을 잘 준비한다면 일반인과 똑같이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언제 증상이 악화할지 몰라 그동안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며, "관해기 상태인 데다 대변 염증 수치가 높지 않으면 큰 걱정 없이 해외여행을 다녀와도 될 것"이라면서 생물학제제 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정맥 주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자가 주사 키트를 여행 시 챙겨가는 것은 물론 여행 전에 미리 주치의와 상담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SCIE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1월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