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만성 B형간염 환자, 간암뿐 아니라 '다른 암'도 위험

이정훈 교수팀(보라매병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
건보공단 데이터 776,380명 '간외암 발병과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 연관성 분석
항바이러스제 복용 시 '바이러스 증식 억제‥간외암 발생 위험 ↓'
이정훈 교수 "만성 B형 간염 환자 간암은 물론 간외암 선별 검사 필요함 확인"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 "항바이러스제의 간외암 발생 감소 효과 확인"
논문, 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 '임상종양학회지 온라인' 게재

[보건타임즈] 만성 B형간염 환자는 간암뿐만 아니라 위암, 폐암, 대장암 등 ‘간 밖에 생기는 암(이하 간외암)’ 위험도 높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비감염자보다 간외암 발생 위험이 크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위험도가 다시 비감염자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논문보기)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사진 左) 팀[서울시보라매병원 이동현 교수(中)·정성원 임상강사 (右)]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776,380명을 활용해 간외암의 발병 위험과 만성 B형간염과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6일 이같이 발표했다.

B형간염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만성 B형간염이 있으면 간에 지속적인 염증이 일어나 간경화와 간암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만성 B형간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 10년 이내 간암이 발생한다.

최근엔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이 아닌 다른 장기에서 검출되며,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정상인보다 비호지킨림프종 등 일부 간외암이 더 많이 생긴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만성 B형간염과 간외암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12~2014년 만성 B형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 ▲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 비감염자의 3개로 나눠 약 4년간 추적 관찰한 간외암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미복용 그룹은 비감염자보다 간외암 발생 위험도가 약 22% 높았다. (그림)
항바이러스제 미복용 그룹은 비감염자보다 위암, 폐암, 갑상선암, 신장암, 비호지킨 림프종, 췌장암, 담낭암 위험이 웃돌았다.
반면, 만성 B형간염+항바이러스제 복용 그룹에서 간외암 발생률은 비감염자와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외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했을 때 간암처럼 간외암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정훈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간암뿐만 아니라 위암, 폐암, 대장암 등 여러 다른 암도 적극적인 선별 검사가 필요함을 확인했다"며 "만성 B형간염은 간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 암의 위험성을 증가시켜 큰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물론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환자가 앓는 질환이어서 연구자들이 강한 책임감 하에 연구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 이동현 교수·정성원 임상강사는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치료할 때 항바이러스제의 간외암 발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비용-효과의 측면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이익을 더욱 크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Association of Chronic Hepatitis B Infection and Antiviral Treatment With the Development of the Extrahepatic Malignancies: A Nationwide Cohort Study'란 주제로 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의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4.544)'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