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명 교수 "염증성 장 질환엔 정확한 진단과 치료 필요"
약물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 통해 '관해' 상태 유지가 포인트
[보건타임즈] 매년 5월 19일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협회 유럽연맹의 주도로 제정된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World IBD Day)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전 세계 약 500만 명이 고통받는 만성 소화기 질환이지만, 인식이 저조해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꾀병이나 스트레스, 단순 질환으로 오인, 가볍게 여기다가 뒤늦게 찾는 사례가 많다.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을 맞아 크론병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차재명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자세하게 알아봤다.
5년 새 40% 증가‥3명 중 2명 '30대 이하 젊은 환자'
10대에 발병하면 '증상, 훨씬 심할 가능성 크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관에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약물치료로는 완치할 수 없는 대표 난치병으로 과거엔 서양에서 많이 발병했지만, 우리나라도 환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크론병(질병코드 K50)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0,231명에서 2021년 28,720명으로 약 41%나 증가했다.
이 질환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5세~35세에서 가장 많다.
실제로 2021년 환자 28,720명 중 30대 이하 환자가 19,765명으로 크론병 환자 3명 중 2명은 젊은 환자였다.
10대에 크론병이 발병하면 40대 이상 환자보다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복통과 설사에 자주 시달리는 거은 물론 장에 생긴 염증으로 영양분의 흡수가 제대로 안 돼 체중감소, 성장 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발병엔 유전, 면역,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스트레스나 심리적 요인에 의해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차재명 교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질병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진단을 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마다 '증상부터 진행 속도까지' 천차만별
설사, 복통 있다고 해 무조건 '대장내시경 검사 바람직하지 않다'
크론병의 증상은 환자별로 다양하다.
서서히 나타나 빠르게 진행되기도 하며, 응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다든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초기 증상은 대개 복통, 설사, 전신의 나른함, 혈변, 발열, 체중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이외에 빈혈, 복부 팽만감, 구역질, 구토, 복부의 불쾌감, 복부에 혹이 만져짐, 치질의 악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과민성장증후군, 세균성 장염 등 비교적 위중하지 않은 설사, 복통 등이 반복한다고 해서 무조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신에 나타나는 강직성 척추염, 결막염, 공막염, 결절성 홍반, 괴저성 농피증, 만성 간염, 지방간, 경화성 담관염, 담석, 신장 결석 등이 함께 나타나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후 진단을 위해 혈액 검사부터 대변 내 세균배양 검사, 대장내시경과 위장 내시경 검사, 캡슐 내시경, 영상 검사(소장바륨조영술, CT, MRI 등), 조직 검사 결과들을 종합, 진단한다.
전문의와 함께 '꾸준히 노력, 관리 필요한 질환'
약물치료 우선 진행, 효과 없으면 '수술'까지 고려
골고루 섭취, 적당한 운동으로 '좋은 몸 상태' 유지
크론병은 완치가 어렵다.
대신 위장관의 염증을 조절해서 증상이 모두 없어진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치료를 목표하며 각 환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크론병 진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의논하는 것이 좋다.
정확히 진단받아 환자와 의료진의 공동 노력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일반인과 차이 없는 삶의 질과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땐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하며,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치료 성적이 매우 향상됐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아직 모든 환자가 건강 보험 적용을 받을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 출혈,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땐 수술이 필요하다.
이 질환 발병에 육식과 즉석식품 섭취 증가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 크론병의 원인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음식은 없다.
반대로 음식을 가리기보다는 어느 한 영양소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골고루 섭취해 영양 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을 좋게 만들어 건강 상태도 호전시키며 성장을 촉진한다.
술이나 커피는 장을 자극, 증상을 악화시켜 병이 악화한 상태라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급성기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정도로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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