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거꾸로 태어난 아이,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검사' 필요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고관절 비정상적 발달해 관절 모양 변형되는 질환
2013~18년까지 제왕절개 분만한 신생아 491명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발병빈도' 분석
거꾸로 자리 잡은 쌍태아 자세도 '강력한 위험인자'로 작용
발병빈도 '단태아 둔위 12.5%, 쌍태아 둔위 9.8%, 쌍태아 두위 신생아 0.7%'
둔위·여아, 발병빈도 증가‥특히 '쌍태임신 태아 둔위' 많아 특히 조심
논문, Journal of Pediatric Orthopaedics' 최근호에 발표

[보건타임즈] 태내에서 자리 잡은 태아의 자세 중 둔위가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머리가 아닌 엉덩이 쪽부터 먼저 나오는 둔위 상태로 태어났다면 반드시 생후 6주경에 고관절 초음파를 통해 반드시 고관절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즉 거꾸로 태어난 아이일 때 반드시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검사를 할 필요가 잇다는 것이다.

대퇴골과 골반이 만나는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며 다리를 움직이는 데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고관절이 탈구되면 다리를 절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아직 걷기 이전의 신생아 시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은 바로 이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개 태어날 때부터 고관절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관절의 모양이 변형되는 병을 말한다.

이 질환의 발병률은 소아 1,000명 당 2~3명꼴로,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 둔위 분만, 자궁 내 압박 등이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일부 연구에선 다태아 임신 자체가 단태아 임신보다 태아 주수와 출생 당시 몸무게가 작아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또 다른 연구에선 자궁 내 두 명의 태아가 자리 잡음으로써 공간이 좁아져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사진 左), 정형외과 박문석 교수(右) 연구팀은 단태아에서 강력한 위험인자 둔위가 쌍태아 임신 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본 연구 결과를 '소아정형외과학회지(Journal of Pediatric Orthopaedics)'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에서 임신 23주 이후에 제왕절개로 분만한 총 491명의 신생아(단태아 둔위 152명, 쌍태아 둔위 204명, 쌍태아 두위 135명)를 대상으로, 쌍태아 여부와 태아의 자세에 따른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발병빈도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이 결과, 단태아 둔위 신생아(그림 자세)의 경우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발병빈도는 12.5%, 쌍태아 둔위는 9.8%, 쌍태아 두위는 0.7%로 나타났다.

다변량 분석을 통해 단태아와 쌍태아 모두 둔위 상태, 그리고 여아일 때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쌍태아는 태아의 순서나 위치와는 상관없이 둔위인 자세 자체가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빈도를 높이는데 연관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박지윤 교수는 "이 연구는 단일 의료기관에서 비교적 많은 쌍태아 신생아를 대상으로 첫째와 둘째 태위의 다양한 조합에 대한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발생빈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특히 최근 저출산 현상과 함께 난임과 고위험 임신일 때 보조생식술로 쌍태아 임신이 증가, 이에 따른 신생아 치료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문석 교수는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은 생후 3개월 이전에 진단되면 치료방법이 간단하면서 결과가 좋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태아의 둔위와 가족력은 매우 강력한 위험인자여서 둔위로 태어났거나 직계가족, 즉 형제, 부모에게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 있다면 반드시 생후 6주경에 고관절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고관절 이형성증은 생길 수 있다"며,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에선 신생아 전체에 대한 초음파 선별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없는 국내에서도 향후 초음파 선별 검사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은 2017년부터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면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이외에 소아정형외과 등 다양한 소아 수술팀이 협업, 임신에서 출산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중증 복합 질환을 가진 산모와 태아, 신생아를 체계적으로 치료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