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육 교수 연구팀, '저강도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 연구자 주도 임상 결과' 발표
혈소판 기능검사 없이 '약제 강도 낮춰도 안전하다' 근거 마련
'항혈소판 치료 중대 전환, 글로벌 가이드라인' 제시
논문,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Lancet(란셋) 10월 9일 자' 게재
[보건타임즈] 급성심근경색으로 환자의 막힌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 후 항혈소판제 치료를 하는데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할 획기적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즉 급성기가 지난 후엔 저강도의 이중 항혈소판요법이 허혈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출혈 위험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심혈관계 사건과 출혈 위험을 45% 줄인다는 것이다.
이 연구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근경색 환자의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학계에 반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교신저자, 사진 左),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찬준 교수(제1저자 中),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박만원 교수(제1저자 右) 연구팀은 관상동맥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항혈소판제제를 비교 연구한 결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보기)은 'Unguided de-escalation from ticagrelor to clopidogrel in stabilised patients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 undergoing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TALOS-AMI): an investigator-initiated, open-label, multicentre, non-inferiority, randomised trial'이란 주제로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Lancet(IF 79.321) 온라인판'에 10월 9일 자로 게재됐다.
지난 5월 16일엔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 2021)에 초청 발표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근경색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세포 증식이 일어나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동맥경화가 심해지면서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이 막히게 돼 발생한다.
이때 혈관이 막힌 부분의 심장근육이 상하면서 나타난다.
심장근육으로 혈액 공급이 30분 이상 차단되면 심근 손상이 시작되며 이 상태가 6~12시간 지속이 되면 이 부위는 영구적으로 손상된다.
심근경색 치료는 증세가 나타난 후 6시간 이내가 골든타임이다.
심근경색 치료는 협착 정도가 심하면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하게 되며, 이후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허혈과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가 진행된다.
지난 2009년 발표된 항혈소판요법 임상연구(PLATO, TRITON-TIMI 38) 등을 바탕으로 기존의 유럽, 미국을 포함한 국제 임상지침에선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 등의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기반으로 한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1년간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최근 심혈관중재시술의 기술적 발전, 중재 기구의 향상, 중재시술 시 심혈관 영상장비 사용의 증가로 심혈관중재시술 후 허혈성 사건의 재발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출혈성 사건의 위험은 지속이 돼 향후 환자의 예후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을 시술한 후 첫 1개월째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의 재발 등 허혈성 사건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시기 이후에도 위험도가 같은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 데다 심근경색 후 안정된 시기에 클로피도그렐 등의 약제로 항혈소판요법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돼왔다.
국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과 이외 32개 병원 등 총 40개 병원이 참여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한 연구자 주도 무작위 배정 연구에선 항혈소판제제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 비교 임상연구(약칭 TALOS-AMI)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중재 시술(PCI)을 시행한 급성심근경색(AMI) 환자 2,697명을 대상으로 티카그렐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을 1개월 사용 후 환자군을 2개 그룹으로 나눠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1349명)으로 전환한 환자들과 티카글레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 1348명, 대조군)을 1년 유지한 환자들을 서로 비교했다.
이 결과, 티카글레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심근경색 1개월 후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바꾼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출혈성 발생이 45%나 더 감소했다.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전환해도 허혈성 사건의 증가가 없었으며 출혈성 사건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약제의 강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혈소판 기능검사(platelet function test)와 유전자 검사(genotype testing) 등을 하는 연구도 있었으나 일선 현장에서 실용적이지 않은 데다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혈소판 기능이나 유전자검사 없이 약제의 강도를 낮춰도 안전하다는 근거를 마련, 실제 임상 의사들이 쉽게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안정된 시기엔 과거 시행됐던 임상연구에 근거한 강력한 항혈소판 요법을 쓸 필요가 없으며 상대적으로 약한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 요법으로 충분할 뿐 아니라 더 우월한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장 병원장은 "이 연구의 결과는 심근경색 환자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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