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항우울제로 '만성 어지럼증 경감'시킬 수 있다

2016~2019년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 환자 197명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치료 효과' 분석
전체 인구 30%, '어지럼증' 경험, 환자 약 20%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
3개월 이상 지속, 각종 검사서 뚜렷한 이상 없다면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 의심
박혜연 교수 "만성 어지럼증 환자 65%서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치료로 어지럼증 호전"
논문, 국제 학술지 '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어지럼증은 전체 인구의 약 30%가 겪을 정도로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다.
그러나 어지럼증의 대부분은 일시적인 증상으로 나타났다가 진정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반드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 전정신경염 등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평형)기관의 이상이다.
이 경우 어지럼증은 대부분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져 이석정복술이나 약물치료, 재활훈련을 통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반면에 귀나 뇌의 전정기관 기능엔 이상이 없이 3개월 이상 만성적인 어지럼이 나타난다면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주로 서 있거나 움직일 때, 복잡한 시각 자극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는 각종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환자들은 붕 떠 있거나 푹 꺼지는 느낌과 같은 다양한 어지럼과 쓰러질 것 같은 자세 불안을 계속 겪게 되며 고통받는 사례가 많다.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의 치료방법으로는 전정재활과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으며, 특히 약물 중에선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즉 항우울제를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만성 어지럼증에 대한 항우울제의 치료 효과 기전을 연구 분석한 자료는 부족한 상태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사진 左) 연구팀(제1저자 정신건강의학과 민수연 전공의, 공동저자 신경과 김지수 교수 右)이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에서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의 치료 효과와 치료반응 예측 인자를 확인한 연구를 최초로 보고해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원내 어지럼증센터에서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 진단 후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 197명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와 예측인자를 분석하는 후향적 연구를 시행했다.

12주간의 항우울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65%에게서 어지럼증이 호전되는 치료반응을 보였으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또 어지럼증이 심한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더 뚜렷함이 확인됐다.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며, 남성은 나이가 적으면서 동반된 불안이 낮을수록, 여성은 동반 질환이 없을수록 치료 효과가 좋았다.

이 연구 책임저자 박혜연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의 경우 저용량의 항우울제 치료만으로 만성 어지럼증을 경감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성별과 연령, 중증도, 질환력, 불안 수준 등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복합성 질환인 어지럼증 치료에 환자 맞춤형 다학제 진료시스템의 필요성과 우수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항우울제와 인지행동치료, 전정 재활 등 비약물 치료의 장기적인 효과와 지속적체위지각어지럼증의 성별 차이, 기전의 연구 등을 이어가며 이 질환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임상신경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Journal of Neurology, IF=4.849)'에 게재됐다.